“생계 어렵지만, 세월호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생계 어렵지만, 세월호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입력 2014-07-25 00:00
수정 2014-07-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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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제주 화물차 기사들 어려움 호소

“이젠 화물차도 없고, 제주도에서 주는 생계비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렵죠. 그런데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차마….”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화물차 기사 김영천(58)씨는 25일 “앞으로 물어야 할 화물차 할부금도 부담이고 일도 못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제주지역 화물차 기사들은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제주대책회의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고 당시 여러 승객의 탈출을 돕는 등 인명 구조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여전히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 아직 부상이 낫지 않거나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 생계 수단인 화물차도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아버렸다.

이날 병원복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사 윤길옥(49)씨는 사고 당시 양쪽 발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그는 서울에서 피부 이식수술을 받고 한 달여 전 제주에 와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다.

윤씨는 화물차를 할부로 구입해 한 달에 250여만원씩 3년간 할부금을 물어야 하는 처지다.

그는 할부가 6개월 유예되긴 했지만 이제 생계 수단인 화물차가 없는 데다 몸도 아직 다 낫질 않았고, 국가에서 나오는 돈은 4인 가족 기준 월 108만원뿐이라 신용불량이 될 형편이라며 딱한 사정을 토로했다.

윤씨는 “제주에 온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도청 어느 부서에서도 찾아온 사람이 없다. 그만큼 피해자들에게 신경을 안 쓰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가족들이나 다른 생존자들도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대책회의는 “피해자들이 처한 현실이 각각 다르지만 대책은 일률적이고, 세심한 배려도 부족하다”며 “육체적, 정신적 피해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제주지역 화물차 기사들의 사정은 개인을 넘어 피해자 가족의 문제이자 사회 안전망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생존 피해자들은 재판부 증언 등으로 여기저기 불려다니는가 하면 정부 차원의 지원도 직접 찾아다니며 신청해 받는 실정”이라며 “대부분 심리적 괴로움으로 화물차 운전을 하지 못하겠다는 상황이지만 정부 당국의 대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도와 도의회에 제주지역 피해자에 대해 ‘선 보상 후 구상’이 이뤄지도록 하고, 피해자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 일대일 지원을 하루빨리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도의회에는 세월호 진상 규명 특별법이 하루빨리 제정되도록 성명을 채택하는 등의 노력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오후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과 현정화 복지안전위원장을 만나 면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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