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식비 부풀려 1700만원 유용…후원 못 받아 팀 운영비로 써
비인기 종목으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도 국제무대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둬 온 컬링 여자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국가보조금을 ‘카드깡’으로 부풀려 팀 운영비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서울 송파경찰서는 전 국가대표팀 감독 정모(58)씨와 전 코치 최모(35)씨를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컬링 여자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태릉선수촌 인근의 식당 및 숙박업주 3명과 짜고 숙식비를 부풀려 계산한 뒤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11차례에 걸쳐 1700만원의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대부분 유니폼 제작비와 대회 참가 비용 등 팀 운영비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어서 후원자를 찾기 어렵고, 이후 국가대표 선발에서 떨어져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할 때를 대비해 훈련비 등으로 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정 전 감독과 최 전 코치는 폭언과 성추행 논란 등으로 지난 4월 대한컬링경기연맹으로부터 각각 자격정지 5년과 영구제명의 징계를 받은 상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