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과도한 재판 부담 줄인다…상고법원 설치추진

대법원 과도한 재판 부담 줄인다…상고법원 설치추진

입력 2014-06-17 00:00
수정 2014-06-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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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자문기구 건의…처리 기준·법제화에 사회적 합의 필요

대법원이 과도한 재판 부담을 줄이고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상고심 사건을 나눠 처리할 전담 법원인 ‘상고법원’을 두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고심 사건이 폭증함에 따라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과 통일을 위해 필요하거나 국민의 생활에 영향이 큰 중요사건을 심리하는 데 집중하고, 일반 상고심 사건은 상고법원에서 처리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오연천 서울대 총장)는 17일 오전 제13차 회의를 열어 상고심 기능 강화 방안, 법관 및 법조윤리 제고 방안을 의결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건의했다.

자문위는 상고심 기능 강화와 관련, ▲ 상고심 법원을 설치해 대법관이 아닌 ‘상고심 법관’을 배치하고 ▲ 일반 상고 사건은 상고심 법원이 처리하며 ▲ 대법원은 법령 해석·통일을 위해 필요하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상고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과거 대법원은 상고심을 줄이기 위해 상고허가제를 실시하는 방안과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두고 이를 상고법원에 보내 처리하는 방안, 아예 별도의 상고법원을 만들어 처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상고허가제나 고법 상고심사부 안의 경우 상고를 인위적으로 제한한다는 인상을 줄뿐 아니라 ‘3심제’의 취지에도 어긋나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상고심사부와 기능은 거의 같지만 형식상 3심 형태를 취하는 상고법원을 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대법원은 법률 해석·통일이라는 최고법원 기능을, 상고법원은 개별 소송관계인들의 권리 구제 기능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상고심 증가에 따라 대법관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자문위는 ‘대법관 증원’보다는 ‘상고법원 설치’를 대안으로 내세운 셈이다.

다만 상고심 법원을 두려면 기존 민사·형사·행정소송법, 각급 법원 설치법, 상고심 절차 특례법, 법원조직법 등 각종 법령을 제·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상고 사건을 나누는 기준 설정에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 가액과 대상, 형사소송의 경우 법에 정해진 형량 등이 나름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는 “대법관은 법령의 해석과 통일을 위해 필요하거나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상고 사건을 심리하는 데 집중해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사실상 대법원에서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헌법은 3심제를 보장한 것이지 반드시 대법관이 재판하는 3심을 받을 권리를 규정한 것은 아니어서 위헌적 소지는 없다는 견해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적정 상고건수를 연간 3천여건 정도로 보고 있지만, 실제 상고 건수는 지난해 기준 3만6천100여건에 달한다.

2003년 1만9천290여건에서 10년 동안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결론이 바뀌는 파기율은 5∼6.5%의 범위에서 약간의 변동만 있었을 뿐이며 나머지 94% 안팎의 사건은 상고 기각됐다.

그런데도 상고율은 2002년 25%에서 2012년 36%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결국 대다수의 사건이 그대로 확정되는데도 ‘일단 3심까지 가겠다’는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한편 자문위는 법조윤리 제고 방안과 관련해선 ▲ 부절적한 법정 언행 방지를 위한 교육 확대 및 재판 모니터링 강화 ▲ 전관예우 우려에 대한 법관들의 주의 환기 및 법조윤리협의회 등 외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평생법관제 정착, 퇴직 고위법관의 공익활동 기회 보장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자문위는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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