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도 리더 ‘김엄마’가 도피공작 주도…”유씨 여전히 순천 인근에 은신”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검찰은 이날 3명을 전주에서 체포해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이들 중 여성 A씨는 지난달 29일 밤 전주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발견된 EF쏘나타 차량 탑승자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쏘나타 차량을 몰며 유씨 운전기사 역할을 해 온 양회정(55)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유씨의 도피를 돕다 검·경에 체포된 구원파 신도는 모두 11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6명은 구속됐고 2명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밤늦게 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측근 추모(60ㆍ구속)씨를 순천 시내 자택 근처에서, 구원파 신도이자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인 한모(구속)씨를 경기도 안성 근처에서 각각 체포한 바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 머무르던 유씨는 25일 새벽 황급히 별장을 벗어나 다시 도주했다.
양씨도 이때 유씨와 헤어져 쏘나타 차량을 몰고 전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전주에 있는 장례식장에 A씨와 함께 왔다가 다시 지인의 SM5 승용차로 갈아타고 경기도 안성 금수원 인근으로 올라와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새벽 별장을 빠져나간 유씨가 다른 구원파 신도들의 비호 아래 여전히 순천과 인근 지역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의심지역을 집중 수색 중이다.
다만 유씨가 신도의 도움을 받아 이미 검·경의 포위망을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전국적인 수색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구원파가 팀을 짜고 역할을 분담하는 방법으로 유씨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돕고 있다면서 이를 주도하는 인물로 일명 ‘김엄마’를 지목했다. ‘엄마’는 구원파 내에서 여신도를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이다.
’김엄마’는 현재 금수원 내에서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인력 지원 및 교체, 검·경 동향파악 등 유씨 도피공작과 관련한 모든 일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지시하는 리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원파 외에도 사회 각계각층에 유씨의 비호세력이 존재하며 이들이 수사상황을 수시로 유씨에게 전달하면서 관련 조언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비호세력이 누군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병언이 종교 지도자와 그룹 회장이라는 신분과 염치를 헌신짝 같이 내팽개치고 흉악범처럼 허겁지겁 도주한 것도 검찰 수사 상황을 알게 된 때문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금수원내 구원파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팀을 짜고 역할을 분담해 도피를 지원하고 검거되면 격렬하게 저항하고 실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팀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유씨를 최단시간 내에 체포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비호세력도 철저히 파헤쳐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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