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맞는데… 24시간 기다리라니”

“우리 아이 맞는데… 24시간 기다리라니”

입력 2014-04-26 00:00
수정 2014-04-26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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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시신 확인에 애타는 가족들

지난 24일 밤 진도 팽목항에서는 세월호에서 수습된 시신의 신원확인을 놓고 소란이 벌어졌다. 실종자 가족 A씨는 “정부에서 24시간 안에는 유전자 검사를 마치겠다고 했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린 것이다.

A씨는 대략적이라도 결과가 나오는 시간을 알려 달라고 했지만 해양경찰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 대상마다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우리 아이가 확실한 데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검사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느냐”며 한동안 승강이를 벌였다.

앞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DNA 검사가 24시간 이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헬기를 이용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장성지원까지 DNA 샘플을 이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신을 발견하고도 유전자 검사를 기다리며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정부가 밝힌 24시간과 희생자 가족이 이해한 24시간에는 서로 차이가 있는 탓에 현장에서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다. 대책본부는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국과수 장성지원에 보내고 나서부터 24시간 내에 분석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말한 24시간에는 국과수 법의관의 검안과 검사의 확인 절차, 전남 장성으로 DNA 샘플을 이송하는 시간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반면 피해자 가족들은 시신을 발견하고 나서 24시간 내에 신원확인이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결국 서로가 이해하는 ‘24시간’에는 실제 3~4시간의 차이가 존재한 셈이다. 게다가 밀려드는 시신들로 평소보다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국과수가 바쁘면 사설 업체라도 이용해 신속히 해결해 달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해양경찰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는 시신이 서로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면서 “국과수 직원들이 팽목항과 광주 장성지원 등에서 24시간 체제로 근무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4-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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