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 해외 유출 막아라”

“운석 해외 유출 막아라”

입력 2014-03-17 00:00
수정 2014-03-17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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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서 발견 2개 모두 “진짜” 판명… 명함 돌리는 ‘국제 사냥꾼’ 포착…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지정 검토

극지연구소는 지난 10, 11일 경남 진주 대곡면과 미천면에서 발견된 암석을 조사한 결과 모두 운석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소 이종익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장은 “외국으로 반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천면에서 두 번째 운석을 발견한 박상덕(80)씨 측은 “운석을 외국에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물’을 찾아라
‘보물’을 찾아라 16일 경남 진주 미천면 오방리에서 극지연구소 직원들이 운석 발견지 지질을 조사하고 있다. 이곳엔 탐방객이 몰려 주말에 방문한 외지 차량만 30대를 웃돌았다.
진주 연합뉴스
실제 진주에서는 40대 외국인이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리는 정황도 포착됐다. 명함엔 ‘로버트’(Robert)라는 이름과 ‘운석 사냥꾼’(Meteorite Hunter)이란 직함, ‘사고 팔고 교환한다’(Buy Sell Trade)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석은 발견자만이 소유권과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발견자가 국제 수집가에게 팔아넘기면 연구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또 “독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지질과 암석 등을 보호하는 것처럼 운석 추락 지역을 보호하는 관리·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세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국제운석학회에 보고하고 이름을 붙일 예정이다. 학계,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운석 추락 지역을 보호하는 길도 꾀하고 있다. 문화재청 고위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에서 정한 문화재 4종 가운데 운석을 (천연)기념물에 포함할 수 있다”며 “아울러 우선 해외 반출 등에 대비한 행정 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차 분석 결과 두 운석은 철과 니켈 합금을 상당량 함유한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로 분류됐다.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는 금속 함량에 따라 H그룹, L그룹, LL그룹으로 나뉘는데 두 운석은 H그룹이다. H는 고순도 철(High iron)의 준말이다. 철은 공기 중에서 산화되기 때문에 다량 함유한 암석은 지구엔 아주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연구소는 두 운석의 성분이 비슷하고 가까이서 발견된 데 비춰 원래 하나였다가 대기권에서 쪼개져 낙하한 것으로 봤다.

한편 이날 부산에 사는 탐방객 이주영(36)씨는 낮 12시 30분쯤 미천면 오방리의 밭에서 비슷한 암석을 찾았다. 가로 7.5㎝, 세로 5㎝, 폭 6.5㎝로 둥근 모양이다. 진주교육대 김경수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은 “두 번째 운석과 3㎞ 떨어졌고 표본이 검은색 코팅 형상인 데다 크기에 견줘 무게가 많이 나가는 특성으로 미뤄 운석일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3-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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