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대변… “새 교섭모델 개발할 것”

88만원 세대 대변… “새 교섭모델 개발할 것”

입력 2014-03-13 00:00
수정 2014-03-1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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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주년 국내 1호 세대별노조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고용지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경제성장률이 오른다고 해도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는 보장은 없죠.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합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12일 “개별 사업장과 정부 등을 상대로 새로운 교섭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12일 “개별 사업장과 정부 등을 상대로 새로운 교섭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의 김민수(24) 위원장은 창립 4주년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멘토보다는 동료가 필요한 시대”라며 이렇게 말했다.

2010년 출범한 청년유니온은 ‘피자 배달 30분제 폐지’ ‘미용실 스태프·학원 강사 근로 조건 실태조사’ 등의 사업을 통해 ‘88만원 세대’의 노동권을 대변해 왔다. 15~39세 비정규직, 정규직, 구직자, 실직자 등으로 구성된 청년유니온은 노조 설립신고서를 낸 지 여섯 번째 만인 지난해 4월 드디어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 고용부는 구직자, 실업자 등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닌 자가 노조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전국 단위 노조 설립 신고를 다섯 차례 반려했었다.

2009년 12월 청년유니온에 합류한 김 위원장은 2011년 상담팀장을 거쳐 지난 2월 위원장으로 뽑혔다. 김 위원장은 “1, 2기 때는 청년유니온의 존재를 알리고 법 내 노조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앞으로는 개별 사업장, 정부 등을 상대로 사회적인 형태의 새로운 교섭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30대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로 ‘이겨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을 지목했다. 그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통의 목소리를 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이기는 경험”이라면서 “대학을 졸업한 뒤 구직을 하는 과정에서 좌절한 경험이 많은 청년들이 청년유니온 같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우리에게도 이런 힘이 있구나’ 하고 느낄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직장에서 월급을 떼였을 때, 집주인과의 사이에서 전세 보증금 갈등이 생길 때, 대출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할 때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는 순간 청년유니온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동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안녕하지 못하다’는 청년들의 외침이 끊이지 않는 지금, 김 위원장은 얼마나 행복한지 궁금했다. “매 순간 ‘나는 행복한가’라고 되묻는 것이야말로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은 특정한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긴 흐름 속에 얻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삶에 대한 긴장을 놓지 않은 채 고민을 하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될 겁니다. 고민이 많으시면 청년유니온에 전화 주시고요(웃음).”

글 사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3-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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