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뜨거운 성추행 교사 2심도 ‘유죄’
한낮에 지하철 내에서 여고생을 성추행한 50대 전직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교직생활 30년을 한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당시 중학교 교사였던 A(56)씨는 지난 5월 오후 3시쯤 맥주 두 잔을 마신 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가던 중 출입문 옆에서 잠들어 있는 여고생 B(16)양의 얼굴 부위에 자신의 신체를 수차례나 밀착시켜 성추행했다. 바지 지퍼도 내린 상태였다. B양이 이를 눈치채고 잠에서 깨자 A씨는 서둘러 다른 칸으로 도망갔지만 함께 있던 B양 아버지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이 사건으로 A씨는 교직에서 해임되고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교직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청소년을 보호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추행의 정도가 심하고, 수법의 대담성이나 피해자의 연령 등을 비추어 볼 때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인해 A씨의 가족들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판결에 있어 A씨에게 유리한 사정은 이미 1심에서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범죄가 자행된 시간과 장소가 실로 대담하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 “A씨가 범행을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스스로 성폭력상담센터의 교육을 받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 기사는 2014년 12월 30일자 서울신문 9면에 게재됐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