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조작 의혹’ 조선족 개입 정황…전모 밝혀질까

’증거조작 의혹’ 조선족 개입 정황…전모 밝혀질까

입력 2014-03-02 00:00
수정 2014-03-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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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이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면서 진상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문제의 문서를 국가정보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의 조선족을 상대로 정확한 작성·입수 경위를 추궁할 방침이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조선족이 문서 입수해 국정원에 전달” =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노정환 외사부장)은 지난달 28일 소환 조사한 이인철 주 선양(瀋陽) 총영사관 영사로부터 조선족이 문건 입수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선족 인사는 대검찰청의 감정 결과 변호인측 자료와 서로 다른 관인을 찍은 것으로 드러난 ‘상황설명에 관한 답변’ 역시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으로부터 입수해 국정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선족은 중국 현지에서도 증거조작 문제가 논란이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국내에 들어와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족 인사는 중국 공안과 출입국사무소 등에서 문건을 확보한 뒤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국정원 요원을 통해, 또는 이 영사에게 직접 문제의 문서들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구체적인 입수·전달 경로가 어떻든 ‘믿을 만한 신분’의 조선족 인사에게서 문서를 입수한 만큼 위조됐을 것이라고는 의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검찰 조사에서 문서들이 모두 위조라고 재차 확인되더라도 조선족 인사가 가짜 출입경 기록을 전달했고 이런 사실을 덮기 위해 이후 제출한 문서들도 꾸몄다고 주장할 개연성이 있다.

검찰은 이 조선족 인사가 어떻게 문서들을 입수했는지, 이 영사 또는 현지의 국정원 ‘블랙요원’이 문서 입수 경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위조를 공모한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관인 다른 것과 진위 여부는 별개 문제” = 조선족이 문서 입수에 관여한 정황만으로 국정원과 검찰이 책임을 완전히 면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현지 정보요원도 아닌 ‘브로커’ 역할을 한 민간인으로부터 입수한 문서를 국정원 직원인 이 영사가 공증해 검찰에 전달했다면 그 과정에서 누구도 문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셈이 된다.

조백상 주선양 총영사는 지난달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이 영사의 공증이 문건 내용의 진위가 아닌 번역에 대한 확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게다가 유일하게 공식 외교경로를 밟아 입수했다는 ‘출입경 기록에 대한 사실조회서’의 경우 이 영사가 허룽(和龍)시 공안국에 직접 발급을 요청한 만큼 조선족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위조 의혹을 받는 3건의 문서는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하는 출입경 기록과 이 문건이 진본임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같은 맥락에 있다. 이 영사가 조선족의 도움 없이 직접 입수한 사실조회서마저 왜 중국으로부터 위조 판정을 받았는지는 검찰 조사에서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대검의 문서감정 결과에 근거하면 검찰측 자료가 위조됐을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에 대해 “관인이 다른 것과 문건의 진위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여전히 위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그 근거로 중국 각급 기관의 관인이 찍힌 서류들을 제시했다. 중국 관공서들이 대부분 고무도장을 사용해 서류마다 인영(印影)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같은 기관에서도 서로 다른 모양의 관인을 찍기도 하는 만큼 관인이 다르다고 해서 꼭 어느 한 쪽이 위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문제가 된 문건들을 발급한 허룽시 공안국 등의 협조를 받아 관인 또는 공문서를 입수해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문건들의 진위를 확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양측의 문서 8건을 대상으로 감정을 벌였지만 발급처가 서로 다른 6건은 진위를 밝힐 만한 대조본이 없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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