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 체육관 보강공사 견적 의뢰 의혹

사고 전 체육관 보강공사 견적 의뢰 의혹

입력 2014-02-22 00:00
수정 2014-02-2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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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리조트 등 5곳 압수수색…총학 행사 불공정거래 조사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측이 115명이나 되는 사상자를 낸 붕괴 사고 1주일 전쯤 체육관 보강공사를 위한 견적을 의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 수사본부는 21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리조트 측이 체육관의 구조적 결함을 사전에 알고도 부산외국어대 학생들이 사용하도록 방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강공사 의뢰를 받았다는 울산의 한 조립식건축물업체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리조트 측은 사고 발생 6일 전 이 업체 사장을 체육관으로 불러 시설 보강공사와 관련한 공사비 산출을 의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업체 사장을 조사한 결과 리조트 측의 요청으로 체육관을 찾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비 견적서를 제출한 사실은 없었다고 했다”며 “시설 보강공사와 관련해 공사비 견적을 의뢰받은 또 다른 사람이 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업체 측에서 보강공사 견적서를 제출하지 않아 어떤 결함으로 견적을 의뢰했는지는 조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리조트 관계자는 “시설 담당 13명에게 확인한 결과 업체에 견적을 의뢰한 사실은 없다”고 밝혀 진위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경찰은 또 부산외대 총학생회의 행사 장소 변경 과정, 이벤트업체 선정 등에 불공정 거래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 20일 경주시 문화관광과장과 관광단지 담당 공무원이 ‘붕괴 사고 전 리조트 측에 전화를 걸어 폭설에 주의하고 제설에 최대한 신경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뒤 해당 공무원이 왜 진술을 번복했는지 가리기 위해 전화통화 기록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수사본부는 21일 마우나오션리조트와 이벤트회사 사무실, 체육관 설계 업체, 체육관 시공 업체, 체육관에 사용한 H빔 강재 납품업체 등 5곳을 대상으로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부터 리조트 등에 50여명을 투입해 체육관 건립 관련 서류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물을 정밀 분석하고 나서 리조트 측과 이벤트 회사의 업무상 과실 여부나 설계·시공 과정의 부실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경주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4-02-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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