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 근절될까”…인권유린 때 허가 취소

“염전 노예 근절될까”…인권유린 때 허가 취소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2-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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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고강도 대책 내놔, 경찰 업주에 서한문”직업소개소 ‘갑’, 생산자는 ‘을’” 하소연도

장애인이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노예’처럼 생활했다는 전남 신안군 신의도 ‘염전 노예’ 사건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염전 노예 비난 여론이 거세자 경찰이 뒤늦게 전수조사에 나서는가 하면 업주와 현지 경찰관 유착관계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 ‘노예’가 생산한 천일염을 먹지 말자는 소비자 불신까지 겹치면서 ‘염(鹽) 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사건의 진원지인 신의도에서는 12일 소금생산자들이 ‘자정결의 대회’를 열었고 목포경찰과 신안군이 대책을 내놓는 등 강력한 근절 의지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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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종사자 인권 유린 조사
염전 종사자 인권 유린 조사 10일 오후 전남 신안군 증도면 한 염전에서 경찰이 한 종사자에게 인권 유린 실태 등을 캐묻고 있다.
연합뉴스


◇”인권 유린 적발 시 허가취소”

신안군이 인권침해 등 불법 사례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

인권유린 행위가 드러나면 1회 6개월 영업정지, 2회 적발 시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조만간 ‘염전 종사자 고용 지침’을 수립, 일정 기간 생산자 교육 등 홍보를 거쳐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 노동청 협조를 받아 수시 또는 불시 현장 확인 점검으로 인권유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신의도 소금 생산자들은 이날 신의중학교에서 자정결의대회를 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종사자에게 폭언·폭행을 하지 않는 등 인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목포경찰도 업주에게 서장 명의의 서한문을 보냈다. 종업원이 가족과 항상 연락이 되도록 하고 가족을 찾을 수 없을 때는 파출소에 의뢰해 달라고 요청했다. 채용 시 수배자, 실종자, 밀입국자 유무를 파출소에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일염 불신 극에 달해”…생산자협의회 ‘멘붕’

신안군 천일염생산자협의회는 이날 신안군청에서 이사회를 열어 노예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강력한 대응을 하자는 쪽과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자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박형기(56) 회장은 “전체 소금 생산자를 노예 파문의 장본인인 홍모씨처럼 취급해 얼굴을 들고 다니기가 어렵다”며 “생산자 대부분은 피땀 흘려 명품 소금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장, 된장을 만드는 시기인 요즘 소금이 팔리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거래처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이 “그동안 먹었던 소금을 노예가 만들었다니 충격”이라는 등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격분한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생산자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소금값 폭락 등 염산업 붕괴 위험도 있다며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직업소개소는 ‘갑’, 생산자는 ‘을’” 하소연

염전 업주들은 직업소개소는 ‘갑’이고 생산자는 ‘을’이라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염전 인력난이 심화해 소개소에서 공급한 인력을 군소리 없이 받아들여야 하고 부적합 등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부터 사람을 소개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전국 천일염전의 75%(2천800㏊)를 차지하는 신안지역 생산자는 1천여 명으로 연간 평균 600억원 상당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7∼8월 한창 소금 생산시기에는 종사자들이 1천명을 넘는다. 대부분 목포지역 123개 직업소개소를 통해 인력을 공급받는다.

생산자들은 소개비를 주고 사람을 데려다 쓸 뿐 종사자가 노숙자인지, 장애인인지 알 수 없다. 문제가 생기면 모두 업주가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린다며 하소연했다.

◇”업주·주민·경찰 한통속…말도 안 돼”

노예처럼 생활하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장애인이 코앞에 파출소를 두고도 외면한 점 등을 들어 업주, 경찰, 주민이 한통속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업주, 주민 등은 반박했다.

박형기 회장은 “종사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업주로부터 폭언을 듣는다면 바로 신고한다”며 “지금 인터넷과 언론 떠도는 얘기는 20년 전 이야기다”고 주장했다.

섬을 빠져나가려고 선착장에 가면 주민들이 업주에게 전화해 잡아간다는 말도 영화 속 이야기 같은 것이라고 했다. 혹시 친척이 있다가 연락하는 사례는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그런 일은 없다고 박 회장은 주장했다.

경찰이 한통속 주민도 찾아낸다고 하니 사실 여부가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효성 의문”…경찰 전수조사 진행 중

목포경찰, 고용노동지청, 신안군이 신의도 일대 염전에서 사흘째 종사자 인권 유린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폭행, 임금 지급 실태, 장애인 고용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조사 시작 전 점검 계획이 알려져 문제 있는 종사자 입맞추기, 생활환경 개선 등 업주가 미리 손을 쓸 수 있어 단속의 실효성이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염전 담당 경찰이 염전에서 벌어진 노동 착취 행위를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감찰팀을 파견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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