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배워 상담사 될 것” 82세에도 향학열은 ‘활활’

“심리학 배워 상담사 될 것” 82세에도 향학열은 ‘활활’

입력 2014-02-06 00:00
수정 2014-02-0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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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여중고 최고령 졸업 오점녀 할머니 대학 도전

“어린 시절 배우지 못했던 설움과 한을 오늘에야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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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82세의 나이로 고교 졸업장을 받은 오점녀 할머니가 담임교사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5일 82세의 나이로 고교 졸업장을 받은 오점녀 할머니가 담임교사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5일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서 졸업장을 받아 든 오점녀(82) 할머니는 벅차오르는 기쁨을 가누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는 제14회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의 최고령 졸업생이다. 최연소 졸업생보다 무려 63세나 많다.

남부럽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할머니는 당시 여성으로선 드물게 전주 풍남보통학교를 졸업했지만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을 한 뒤에도 두 딸과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며 집안 생계를 책임졌다.

세월이 지나 자식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생활이 안정된 후 할머니는 비로소 다시 배움에 눈을 돌렸다. 노인복지회관에서 컴퓨터와 알파벳 등을 익힌 할머니는 학교를 그만둔 지 50여년이 지나 다시 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마음 한구석에 늘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76세가 되던 2008년 이 학교에 입학해 학구열을 불태웠다. 그는 “처음에 학교 문턱을 넘을 때는 다른 학생들을 방해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많았지요. 하지만 첫해 학교에 다니면서 참 잘 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할머니는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학우와 선생님의 도움으로 끝까지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동석(37) 담임교사는 “할머니는 수업 태도와 열정만큼은 학교에서 제일 강했다”며 “할머니가 무사히 학업을 마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또 다른 목표는 대학 졸업장을 따는 것. 한일장신대 심리학과에 지원한 그는 “살아온 경험과 역경을 바탕으로 젊은 사람부터 노인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심리 상담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4-02-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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