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 안마 벗고 ‘자립의 꿈’ 주무릅니다

퇴폐 안마 벗고 ‘자립의 꿈’ 주무릅니다

입력 2014-01-07 00:00
수정 2014-01-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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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안마사 첫 협동조합… 양지로 나온 그들의 도전

“2년간의 안마사 교육 과정을 받고 사회에 나와도 현실은 불법 안마시술소행입니다. 이번 협동조합을 계기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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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연(오른쪽) 대표와 김경국 안마사가 6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맑은손지압힐링센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정경연(오른쪽) 대표와 김경국 안마사가 6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맑은손지압힐링센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문을 연 ‘맑은손 지압힐링센터’는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안마사 협동조합이다. 정경연(58)씨를 비롯한 시각장애인 안마사 10명이 사회 일각의 장애인 안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협동조합을 처음 생각한 건 정씨다. 정씨는 1988년 신문 배달 중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다. 일을 다시는 할 수 없게 되자 정씨는 침술과 안마를 배우고자 서울맹학교에 입학했고 2년 교육 끝에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입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불법 업소에서 일하는 시각장애인의 월급은 300만원 안팎인 반면, 합법적인 안마시술소의 월급은 150만원 남짓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시각장애인들이 2년간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퇴폐업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며 “불법 안마시술소로 빠지지 않고자 방법을 모색하다가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동조합 설립은 순탄치 않았다. 정씨는 대형화된 태국 마사지 업소 등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자본력이 충분하지 못한 시각장애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회적 기업은 법인으로 등록해야 하는 반면, 안마원은 개인 명의로만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에 방향을 틀었다. 정씨는 협동조합으로 눈을 돌렸고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서울시의 마을기업 지원 대상에 선정돼 1억원의 공간임대보증금과 5000만원의 지원금도 받을 수 있었다.

설립 과정부터 함께한 안마사 김경국(56)씨는 “안마사 교육을 받고 2011년 한때 퇴폐업소에서 일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 훨씬 행복하다”며 “당시 수입은 많았지만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직업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곳의 서비스 요금은 한 시간에 2만 9000원(맑은손 코스) 선이다. 마을기업인 만큼 낮은 가격으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협동조합 정신 때문이라고 했다. 정씨는 “하루에 손님이 30명 정도는 와야 타산이 맞지만, 지금은 많아야 20명 정도”라면서도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다. 경로당 봉사라든지 홍보를 통해 개선해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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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4-01-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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