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수원 동우여고에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반대 대자보가 걸린 데 이어 같은 학교법인 경복대학교 계열 동원고에도 대자보가 붙었다.

3일 동원고 학생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2,3학년 학생 40여명은 오전 7시30분께부터 ‘우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 10여개를 학교 곳곳에 붙였다.

학교측이 뜯어내 3분만에 철거된 대자보는 “동원고 교복이 이제 부끄럽다. 식민지 침략과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와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교학사 교과서를 학교 재단이 채택하려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집필진마저 부끄럽다고 고백한 역사 교과서를 채택한 전국 0.01%의 학교가 되었다”며 “우리는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대자보 게시가 정치적 성향과 무관한 행동임을 분명히 했다.

A1(가로 59㎝ 세로 84㎝)크기의 대자보 말미에 학생들은 “우리는 올바른 역사와 정의로운 가치관을 배우고 싶다”며 “우리 후배들, 자손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역사를 교육받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자 마자’ 3분만에 뜯어내는 등 모두 철거했으며 작업에 참여한 학생들 일부를 교무실로 불러 ‘훈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 김상곤 교육감은 학생들의 대자보 사태와 관련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 대자보를 무조건 떼어내기보다 교육청에 먼저 보고하고 대화하도록 권고했지만 동원고는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동원고교 관계자는 “우리가 도대체 교육청에 무슨 보고를 해야 하냐”며 “학교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알아서 잘 할 것이니 더이상 취재하지 말아달라”고 항의했다.

도교육청은 같은 학교법인 소속 동우여고와 동원고 모두 교육청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더 지켜본 뒤 추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