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조계사 은신 3일째…조계종 논의 시작

철도노조 조계사 은신 3일째…조계종 논의 시작

입력 2013-12-26 00:00
수정 2013-1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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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 “정부·코레일 책임 있는 대화 나서야”관음재일 맞아 기도하려는 신도 몰려…일부 불편 호소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 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이 서울시 종로 조계사에 몸을 숨긴지 3일째인 26일 오전 조계종 측이 종단 차원의 논의를 시작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사찰 안팎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가 이날 오전 조계사를 찾아 노조원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방문이 예고되면서 사찰 주변은 곳곳에서 사태 해결의 가능성과 기대감을 논의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조계종 부장·실장 간부급 스님 1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번 철도노조원 극락전 피신에 대해 종단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조계종은 앞서 “먼저 철도노조원들을 내보내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종단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기에 조계종 측의 입장과 해법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비슷한 시각에는 정의당 천호선 대표가 조계사 극락전을 찾아 박 부위원장과 15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천호선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회 입법을 통해 철도 민영화 방지를 분명히 한다면 문제는 금방 해결될 것”이라며 “정부와 코레일은 지금 바로 책임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 대표는 이어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쳐들어갔듯이 조계사에도 밀고 들어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박 부위원장은 어떤 형식이라도 좋고, 당장 답이 없어도 좋으니 바로 대화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이날 오후 2시 직접 조계사를 방문, 철도노조 조합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호소할 계획이다.

전날에는 대한성공회 소속 신부들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박 부위원장을 만나 격려했다.

이날은 불교에서 관세음보살에게 기도를 올리는 매달 음력 24일 관음재일이었다. 전날 밤 철야기도가 열린 데 이어 아침에도 기도를 올리러 많은 신도가 조계사를 찾아 가뜩이나 취재진들로 가득 찬 사찰은 더더욱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신도는 3일째 이어진 철도노조원들의 은신에 취재진과 노조 지지자들이 몰려드는 데 대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조계사 경내에 걸린 형형색색의 등을 배경으로 기도하는 신도들, 극락전 앞을 지키는 노조 지지자, 포토라인 앞에 장사진을 이룬 취재진들이 뒤섞이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빚었다.

오전 8시 50분께에는 기도를 드리러 온 신도 수십 명이 노조원들이 있는 극락전으로 향했다가 노조 지지자들에게 가로막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발길을 돌리던 신도 이경애(70)씨는 “사찰이 평안해야 기도가 되는데 이래서는 제대로 될 수가 없다”며 “조계사 신도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데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경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3개 중대 300여명을 3교대로 나눠 조계사 인근에 배치, 드나드는 인원·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펼치고 있다.

노조 지지자들 4∼5명도 교대로 박 부위원장 등이 머무는 극락전 2층 계단 주위를 돌며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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