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이 재고 요청…서울대 “논의해봐야”
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서울대에 의·치대 교차지원 허용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서울대가 이를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서울대의 결정에 따라 고등학교 입시가 또다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완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은 19일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문제제기를 많이 하고 있어 최근 전형위원회에서 서울대 측에 교차지원 허용방침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가 협의 조정 중에 있다”며 아직 서울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교차지원은 문과생이 이과계열 학과를, 반대로 이과생이 문과계열 학과를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서울대는 지난달 2015학년도 입시부터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에서 문과생의 지원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파란을 일으켰다.
서울대는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융합학문의 시대정신에 발맞춘 전형’이라고 설명했지만 입시업계와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서울대가 외고 등 특목고의 우수 학생을 뽑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올해 서울시내 외고 입시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도입된 2011년 이후 4년 만에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의대에 입학하는 인문계 학생이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서울대 측은 항변에도 서울대가 지닌 사회적 위상 때문에 외고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결국 자율형 사립고의 선발권이 부분적으로 유지된 데다가 특목고에 유리한 방향으로 서울대가 입학전형계획을 내놓자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서울대의 교차지원 허용은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이른바 ‘일반고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4년간 학교당 매년 5천만원씩 지원하고 교육과정의 자율성도 확대하는 내용의 일반고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전국의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입학전형 전반을 감사하겠다면서 “외고에 쏠리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아 이를 완화할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201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돼 원칙적으로 대학은 전형계획을 변경할 수 없으나 대입전형위원회 측이 재고 요청을 한 관계로 서울대가 교차지원 허용을 수정하겠다고 하면 대교협은 심의를 거쳐 수정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며 “앞으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