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정신 존중 1996년 조성…전통 매장방식 달리 북쪽 향해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적군묘지는 그동안 관심 밖에 있다가 올해 정전 60년을 맞아 재조명됐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한·중 회담 때 중국군 유해 송환을 제안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 달 뒤에는 정전 이후 처음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70∼80대 중국인 3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적군묘지는 남방한계선으로부터 불과 5㎞ 떨어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산55 일대 6천99㎡에 조성됐다.
6·25전쟁 직후 전국에 산재한 중국군과 북한군 유해 1천140여구를 모아 1996년 이곳에 안장했다. 적군이라도 정중히 매장해 분묘로 존중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정에 따른 인도적 조치였다.
적군묘지의 무덤은 햇볕이 잘 드는 남쪽이나 동쪽을 향하는 전통 매장방식과는 다르다. 적군이지만 고향 땅이라도 바라보라는 배려 차원에서 북쪽을 향하도록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흰색 푯말로 묘비를 세웠으나 적군묘지를 찾는 중국인 참배객이 늘며 지난해 비석을 세우는 등 새롭게 단장했다.
이 곳에는 이번에 송환하기로 합의한 중국군 유해 425구가 안장돼 있다.
북한군 유해는 718구다. 1968년 1·21 사태 때 김신조와 함께 청와대를 습격하려다가 사살된 무장공비 30명, 1987년 KAL 858기를 폭파하고 자살한 김승일, 1998년 남해안에 침투했다가 사살된 공작원 6명이 포함돼 있다.
유해 송환과 관련한 모든 준비 작업은 우리 측이 지원하고 중국으로의 송환 작업은 중국 측 책임 아래 추진된다.
현대사의 비극 한 자락이 인도주의를 바탕으로 한 화해와 이해로 승화된 것으로 우리 측은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9일 “양측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호적으로 차질 없이 유해를 송환하기로 했다”면서 “중국군 유해 송환 합의로 양국관계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해 발굴 작업은 이날 개토제와 함께 시작돼 20일부터 본격화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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