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보도 그 후] 외교부 홈피에 여전히 없었다, ‘월북 장관’사진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외교부 홈피에 여전히 없었다, ‘월북 장관’사진

입력 2013-11-08 00:00
수정 2013-11-0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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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신 前장관 사진 누락… 단순 실수냐 vs 고의 배제냐

‘단순 실수인가, 의도적인 배제인가.’

정부가 국민의 알권리를 강화한 ‘정부 3.0’ 비전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서울신문은 지난 8월 외교부 홈페이지의 역대 장관 소개란에 김성환·최덕신 두 전직 장관의 사진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 후 3개월이 넘은 7일에도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최 전 장관의 사진이 여전히 공란으로 남겨져 있다. 반면 김 전 장관의 사진은 보도 직후 바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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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월북한 최 전 장관의 과거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 전 장관은 월북한 국내 인사 중 최고위직이다. 역대 정부는 최 전 장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려 왔다. 그래서 민주화 이후에도 월북 인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관용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961년 10월부터 1963년 3월까지 제9대 외무부(외교부) 장관을 지낸 최 전 장관은 현재 북한 평양의 애국 열사릉에 묻혀 있다. 최 전 장관은 8·15 해방 이전 광복군에서 복무했고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거쳐 6·25전쟁 때 사단장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이후 외무부 장관과 독일 대사를 거쳐 1967년부터 민족종교인 천도교 교령을 맡았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와의 불화로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후 1981년 6월 김일성 주석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해 1986년 9월 북한에 정착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의 외무부 장관을 했던 사람이 월북했다는 면에서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불명예”라면서 “남북 관계가 교착된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최 전 장관에 대한 재평가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열린 정부’를 지향하면서 공과에 따라 인물의 기록 사진 자체를 누락시키는 것이 타당한가 여부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적성 국가로 도피한 장관의 훈·포장을 취소하게 하는 상훈법 규정은 있으나 기록 자체를 말살하는 법은 없다”고 밝혔다. 육군사관학교는 6대 교장을 지낸 최 전 장관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선 아니면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가 적용되는 분단 구조 속에서 최씨의 월북에 대해 자유로운 평가는 어렵다”면서도 “정부에 반하는 행위 때문에 사진을 누락시켰다면 3·15 부정선거를 촉발시켜 의회 정치를 말살한 이기붕 전 국회의장의 사진도 국회에서 떼어 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사 자료에 (최 전 장관의) 사진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시스템을 구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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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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