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대치·충돌 중심에 선 ‘반대주민 움막’

밀양 송전탑 대치·충돌 중심에 선 ‘반대주민 움막’

입력 2013-10-06 00:00
수정 2013-10-0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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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투쟁 근거지 역할…주민들 철거시도 결사 저지

경남 밀양 765㎸ 송전탑 공사 재개 이후 반대주민 측과 경찰·한전의 대치와 충돌은 주로 주민들이 설치한 움막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움막을 사수하려는 이유는 움막이 사실상 이들의 투쟁 근거지이자 동력이기 때문이다.

반대 주민들은 단장면 고례리 헬기장에 1개, 단장리 4공구 자재 야적장에 1개, 부북면 위양리 위양마을 입구·127번·129번 현장 등지에 4개 등 총 6개의 움막을 설치했다.

올해 추석 직전에 만든 127번 현장의 움막을 빼고는 모두 지난해에 세웠다.

밀양시는 움막이 무단 설치됐거나 도로 구역과 맞물려 도로법 등을 위반했다며 송전탑 공사 재개 시점에 맞춰 철거에 나섰다.

움막 가운데 고례리 것은 공사 첫 날인 지난 2일 오전 20여 분만에 철거했다. 당시 현장에 주민들이 없어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움막 철거 행정대집행을 둘러싸고는 반대 주민과 밀양시 공무원 및 경찰 간에 극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밀양시가 지난 2일부터 우선 철거를 시도하는 4공구 자재 야적장 움막에서는 주민과 시청 공무원·경찰 간 대치 상태가 줄곧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에도 수차례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주민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10여㎡ 규모의 이 움막에는 이불, 휴대용 가스버너, 믹스 커피, 컵라면, 생수 등이 갖춰져 있다.

움막 밖에는 추위를 피하기 위한 연탄 보일러가 설치됐다.

주민들은 움막 밖 도로에 앉거나 서서 야적장을 지키는 경찰과 대치하며 농성을 하다가 움막에 들어가 쪽잠을 자기도 하고 간식거리를 챙겨 먹기도 한다.

매일 적어도 10여명의 주민들이 움막에서 밤잠을 자며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 움막이 반대 주민들의 투쟁 근거지이자 동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움막이 없으면 사실상 노숙에 가까운 농성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70∼90대 주민들이 추위 등 열악한 여건 탓에 건강상 위급 상황을 겪을 우려가 크고 농성을 계속하기도 어려워 투쟁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송전탑 공사를 서둘러야 하는 한전과 반대 시위자들의 집결을 막아야 하는 경찰 입장에서 보면 움막이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이 때문에 밀양시와 경찰은 집요하게 철거를 시도하고 있고 반대 주민 측은 결사 저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여러 차례에 걸친 밀양시와 경찰의 철거 시도를 주민들이 모두 막아냈다.

저지 과정에서는 ‘외부 세력’으로 불리는 각지에서 온 반핵단체 회원, 대학생 등이 주민들을 도왔다.

다른 움막에서도 반대 주민 10여명이 행정대집행에 대비, 항시 움막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다른 지역에도 이런 움막들이 많고, 현재 철거 대상으로 지정된 움막이 도로 통행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어서 행정대집행 강행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계삼 반대 대책위 사무국장은 “하필 송전탑 공사 재개 시점에 맞춰 반대 주민들의 농성장인 움막을 철거하려는 것은 투쟁을 저지하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관련 인권 조례를 보더라도 심히 공익을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 한해서만 행정대집행을 하도록 돼 있는데 이 움막들은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철석 밀양시 건설과장은 “행정 신뢰 문제도 있고 해서 움막 철거는 원칙대로 할 것”이라면서도 “7일 내부 회의를 열고 행정대집행을 계속 시도할지 아니면 잠시 시간을 두고 주민들과 대화를 한 뒤에 다시 시도할지 등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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