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연상의 목사 남편이 아내에게 상습 폭력을 휘두르다 끝내 살해한 뒤 재판에서 선처를 호소하고 있어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 오전 2시쯤 신모(36·여)씨가 경기 고양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은 목사인 남편 송모(61)씨였다. 송씨가 이혼 소송 중 별거하던 아내 신씨에게 “어린이날이 돌아오니 아이들이 보고 싶다”면서 수면제를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다.

이날 집에 있던 7살 난 쌍둥이 딸이 잠에서 깨어 숨져 있는 신씨를 보고 신고했다.

송씨와 신씨는 결혼 12년차로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전과 달리 송씨는 결혼하자 폭언을 일삼고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송씨는 수시로 아내 신씨의 목을 졸랐고 어느 날은 밧줄에 묶여 목에 검붉은 피멍이 들 정도였다. 송씨는 심지어 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런 일들을 자랑스럽게 털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임신 중인 아내에게 송씨는 식칼을 들이대며 “임신한 배는 칼이 안 들어가는 줄 아냐”라고 위협했다.

결국 신씨는 이혼을 결심하고 지난 7월 쌍둥이 딸을 데리고 쉽터로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

신씨는 멍투성이 몸을 찍은 사진과 진단서, 일기처럼 써온 진술서 등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고양지원은 부부상담 명령을 내렸고 이혼 소송이 길어지면서 남편의 회유와 협박이 계속됐다. 결국 그러던 중 신씨는 남편 송씨의 손에 살해됐다.

현재 송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송씨는 “우발적인 살인이었다”면서 남겨진 두 쌍둥이 딸의 양육 문제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여성의전화와 YWCA 등 여성단체들은 서명운동을 벌이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신씨가 이혼재판 진술서에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고 밝힌 만큼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