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체장 비리 실태조사] 공금횡령·인사전횡 밥 먹듯… 특정종교 홍보 수단으로 삼기도

[체육단체장 비리 실태조사] 공금횡령·인사전횡 밥 먹듯… 특정종교 홍보 수단으로 삼기도

입력 2013-07-29 00:00
수정 2013-07-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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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단체장들의 비리 백태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열린 A체육회의 임시대의원 총회. 산하 연맹 중 하나가 강력히 요구해 소집됐다. 소집을 요구한 연맹은 이 협회의 회장이 각종 비리에 연루된 데다 멋대로 사무총장을 직위 해제한 점, 그리고 직원의 공금횡령 등 체육회의 파행 운영을 들어 “회장뿐 아니라 전체 임원을 신뢰할 수 없다”며 회장을 포함한 전체 임원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했다.

이 회장은 투표가 진행되기 전 “임원 해임안은 우리 체육회를 공중분해하겠다는 의도”라면서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직원을 폭행하고,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법을 위반한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뒤 한 달 만에 회장직에 복귀했다. 직후에는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던 사무총장을 적법한 절차 없이 해임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이날 해임안은 부결됐고, 회장은 자신의 임기인 오는 11월까지 다시 A체육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사실 A체육회는 그동안 바람 잘 날 없는 곳이었다. 회장은 2011년 “협회에 써 달라”며 기부받은 8000여만원 상당의 건강보조기구를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에 빼돌려 형사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불리한 기사를 막지 못했다”며 협회의 ‘창설 멤버’나 다름없는 홍보팀 직원을 외지로 발령하는 인사 전횡을 휘둘렀다. 올 초에는 성추행 혐의가 있는 이를 슬그머니 국가대표 감독으로 복직시키려다 반발이 거세지자 인사를 철회하는 등 갖가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체육단체라는 ‘본업’은 제쳐 놓고 해당 종목을 자신의 특정 종교 활동에 대한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올림픽선수단장을 맡았던 모 회장. 그가 맡고 있는 종목의 기자들은 해당 종목과는 전혀 무관한 ‘보도자료’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모 사찰의 신도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의 ‘불교 사랑’은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그는 올해 초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올림픽 당시 ‘괘씸죄’에 걸린 은메달 2관왕의 포상금 5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해 비난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체육단체장들이 흔들린다. A체육회의 경우는 직접적으로 단체장 자신을 포함한 비리와 협회 파행 운영이 문제가 됐지만, 이는 연쇄적으로 하부 조직으로까지 비리를 부추겨 해당 종목 자체의 불신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태권도가 지난 2월 2020년 하계올림픽 25개 ‘핵심종목’을 선정할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퇴출 종목 1순위’로 주목받은 것도 사라지지 않는 판정 시비 탓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았지만 한 번 잃은 신뢰를 되찾기는 웬만해선 힘든 법. 지난 5월에는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전모씨가 전국체전 서울 고등부 선발전에서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자신의 아들이 졌다며 차량 안에서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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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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