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자동비행장치, 조종사 집중력↓ 사고위험↑”

“첨단 자동비행장치, 조종사 집중력↓ 사고위험↑”

입력 2013-07-18 00:00
수정 2013-07-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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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협회 총회 참석 전문가들 “아시아나기 사고도 마찬가지”

민항기의 최첨단 비행 통제 시스템이 조종사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항공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 또한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조종사 노조인 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의 연례총회에 참석한 항공 산업 민간·정부 전문가들은 고도로 안정된 상황에서 인간의 뇌가 발휘할 수 있는 주의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적 요인 전문가인 키 디스뮤크스 수석 연구원은 “인간은 비행기를 능동적으로 조종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을 (수동적으로) 모니터링하는데 적합한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알파벳과 숫자의 연속인 계기판에서 설사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해도 장시간의 수동적 비행에서 이를 감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디스뮤크스는 또 “가장 일상적 비행에서조차 모니터 업무량 그 자체는 물론 모니터링을 요하는 시스템의 종류까지 계속해 늘어 왔다”고 부연했다.

ALPA 회장인 헬레나 리드마르도 “인간의 뇌는 변화가 없다고 인식한 정보의 경우 지나쳐 버리기 쉽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행 통제 시스템의 자동화에 따른 안전 문제는 하루 이틀 지적된 사안이 아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항공 노조 및 산업안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졌을 정도다.

조사위는 조종사들이 거듭된 비행에서 정상속도로 착륙하다 보면 일순간 계기판에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속도가 나타나도 뇌가 흘려버릴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이런 자연적 현상을 이겨내는 훈련법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발생한 아시아나기 착륙사고로 승무원과 탑승객 307명 중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이번 사고 조사를 맡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조종사 과실 가능성에 주목했다.

비행속도 계기판을 상시 관찰 해야 하는 조종사들이 사고 당시 비행 속도가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져 동력을 잃고 시동이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가 조사의 관건이다.

로버트 수말트 NTSB 위원은 앞서 다른 항공사고 조사에서도 조종사들의 모니터링 과실이 사고 요인이 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민항사들의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기술과 멀티태스킹 능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정해 의무화하라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FAA의 “미진한”(unsatisfactory) 대응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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