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썩은 김치 ‘경악’

유치원에 썩은 김치 ‘경악’

입력 2013-06-23 00:00
수정 2013-06-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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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상온에 방치해 상해버린 김치. 연합뉴스
옥상에서 상온에 방치해 상해버린 김치. 연합뉴스
광주의 한 유치원에서 아동에게 상온에 옥상에 방치해 상한 김치를 제공하는 등 각종 부실급식을 내놓은 것으로 드러나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3일 이 유치원에서 근무한 한 직원에 따르면 냉장고에 넣어두지도 않고 옥상에 방치해 둔 김치를 아동에게 제공하는가 하면 말라 비트러진 미역으로 만든 미역국을 끓여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유치원은 간식으로 ‘건더기 없는 죽’과 ‘냉동만두 한 개를 내놓기도 해 물의를 빚었다. 직원은 “아이들이 먹는 김치는 보기에도 부패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면서 “원장에게 따져 물었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 내놓으라’고 지시해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간식이라고 내놓는 도넛은 수일동안 방치된 것이었고 냉동만두 한 봉지를 사와서 90명의 아이들에게 먹이기도 했다고 직원은 밝혔다. 심지어 간식이라고 내놓은 절편은 무려 4조각으로 잘라 아이들에게 1조각씩 나눠준 것으로 전해졌다.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한다는 광고와는 달리 모든 식자재는 수입산이었고 정수기나 주방의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다고 직원은 밝혔다.

말라비틀어진 미역. 연합뉴스
말라비틀어진 미역. 연합뉴스


이 직원이 유치원에 들어왔을 때 교사 7명이 한꺼번에 퇴직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공휴일에 모두 출근해 계단 청소 같은 잡일을 해야 했고, 식사도 제공되지 않아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운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이 직원은 “30도가 넘는 더위에도 절대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하던 원장이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기 30분 전에는 꼭 에어컨을 틀었다”면서 “땀을 식혀서 아이들을 집에 돌려보내려는 의도였다”고 고발했다. 아울러 “교육청과 구청은 점검 한번 나오지 않았다”면서 “부실 운영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문제를 개선하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부실 급식’ 논란을 빚고 있는 이 유치원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급식비와 간식비의 집행 내역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교육청은 이 유치원이 원생들로부터 개인당 4만원의 급식비를 받고 있는 만큼 지난 1년간 식비 지출이 적절했는지 여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간식으로 내놓은 오래된 도넛. 연합뉴스
간식으로 내놓은 오래된 도넛.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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