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 유치원 부실 급식에 학부모 분통
“호박죽이라고 나왔는데 건더기는 없고 노란 국물만 있어요. 이게 호박국이지 죽입니까.”5살짜리 아이를 둔 A씨는 최근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을 그만두게 했다.
광주 모 유치원에서 아이들 급식으로 내놓은 냉동만두 한개.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급식이 부실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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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침 간식으로 먹는 호박죽은 묽은 국물이었고 건더기라곤 약간의 콩 껍질과 밥 알갱이뿐이었다.
이 유치원에서는 일주일 동안 이 같은 ‘건더기 없는 죽’을 매일 아이들의 아침 간식으로 내놓았다고 한다.
오후 간식으로 올라온 사진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광주 모 유치원에서 아이들 급식으로 내놓은 치즈 슬라이스 반쪽.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급식이 부실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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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간식은 육안으로는 무슨 음식인지 알 수조차 없었다. A씨는 아이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이 음식의 정체가 치즈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간식이라고 나온 치즈는 슬라이스 한 장이었는데 그것도 절반 크기에 불과했다. 아이들이 먹기에는 한 장도 부족할 텐데 절반으로 잘라 내놓았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식단표를 확인하자 아이들의 급식은 부실하기 그지없었다. 식단표 대부분을 채소가 채웠고 고기 반찬은 한 달에 1∼2차례에 불과했다.
A씨는 “아침에 밥을 먹이지 못하고 보낼 때면 간식이라도 든든히 먹을 것이라고 생각해 안심했었다”면서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말을 믿고 아이를 맡겼는데 부실하기 짝이 없는 급식에 유치원을 그만두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이 유치원의 부실한 운영 실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개원한 이 유치원은 1년 동안 수차례 교사가 바뀌었다. 올해에만 한 학기 동안 7명의 교사가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 유치원에 아이를 보냈다는 학부모 B씨는 “유치원에서 요리를 한다며 식자재를 가져오라고 하더니 그것을 간식으로 사용하고 아이들이 만든 요리를 급식이라고 내놓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이 유치원 원장은 “식자재 공급이 어려울 때 부실한 간식이 지급된 적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직원 관리를 잘못해 빚어진 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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