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9월 중 문화재청에 신청
한국국학진흥원이 문중이나 서원들로부터 위탁받아 보관 중인 유교 관련 목판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한다.진흥원은 오는 9월 중으로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유교책판(冊版)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문화재청은 자체심사와 자문단 심사 등 3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쳐 10월 중으로 세계기록유산 잠정목록 등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어 유교책판이 잠정목록에 오르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015년 6월에 기록유산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등재를 추진 중인 목판은 진흥원이 소장 중인 6만5천여장의 목판들 가운데 그림을 인쇄하기 위해 제작된 도판이나 건물의 문 위에 다는 현판 등 1천여장을 제외하고 영남지방에서 활약한 유학자들의 저술을 간행한 책판 6만4천여장만 해당된다.
이 가운데는 1460년에 판각돼 보물 917호로 지정된 ‘배자예부운략’(排字禮部韻略)과 1598년 만들어진 이우의 ‘송재선생문집’ 등 보존 가치가 탁월한 것들도 있다.
이들 책판은 300여개 문중에서 기탁한 것들로 15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까지 조선왕조와 일제 강점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제작된 문집과 전기, 역사서, 성리서, 지리지 등 약 720종에 이른다.
진흥원은 지난 2001년 12월부터 민간이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보존 가치가 높은 민족문화 유산인 목판을 도난이나 훼손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목판 수집 운동을 벌여왔다.
이와함께 진흥원은 한꺼번에 10만 장의 목판을 소장 할 수 있는 장판각도 갖췄다.
진흥원은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 제출을 앞두고 위탁을 미루고 있는 각 문중에 목판 위탁을 독려하는 한편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양주중국조판인쇄박물관과 공동으로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동아시아 목판의 기록유산적 가치’를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중국, 일본, 베트남 학자와 국내 목판 전문가 등 8명이 세계사에서 목판 인쇄가 차지하는 가치를 재확인하는 논문들을 잇따라 발표한다.
박순 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책판들은 시대와 지역을 달리하고 가문을 달리한 사람들의 학술적 성과를 나무에 새긴 유형문화재이지만, 그 실상은 세계사에 유래를 찾기 어려운 영남학파라는 동일한 ‘집단지성’에 의해 450년동안 형성, 발전되었던 우리나라 지성사(知性史)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