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내정에 노동계 ‘반발’ 기류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내정에 노동계 ‘반발’ 기류

입력 2013-06-17 00:00
수정 2013-06-17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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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 재직시절 노·정 갈등 열거하며 인선 비판

노동계로부터 줄기차게 퇴진 요구를 받다가 교체됐던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이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위 위원장에 내정되자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노동부 장관을 역임해 노사관계 및 노동정책과 관련한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신망도 높아 산적한 노사정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고 처리해 나갈 적임자라는게 청와대가 설명한 발탁 배경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그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노정 갈등 사례를 열거하며 사실상 이번 인선에 비판적 입장을 내보여 향후 노정 관계 및 노사정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김 전 장관의 노사정위원장 내정 사실이 알려진 후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지는 않았지만 장관 재직 시절 노동계와 빚었던 갈등 사례을 거론하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노동계가 김 전 장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결정적 계기는 2005년 6월 고(故) 김태환 한노총 충북지역지부 의장이 특수고용직 관련 시위 도중 레미콘 차량에 숨진 사고다.

양대 노총은 사고 후 “노동부 장관이 진상조사와 수습대책 마련은 고사하고 조문이나 위로전화 한통 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고 비정규직 확대 및 고용불안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며 그의 퇴진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동계는 연말까지 줄기차게 장관 퇴진을 주장하고 여론 조성을 위해 집회를 열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한노총이 노사정위원회와 노동위원회, 민주노총은 노동위원회에 각각 불참해 버리는 바람에 노사정 대화가 완전히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당시 김 장관은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과하지 않고 조문을 가지 않았다고 정권 퇴진까지 거론한 노동계의 주장은 명분이나 논거가 취약하다”고 맞섰다.

또 최저임금위 해산, 노사정위 탈퇴 등 노동계의 결정에 대해 ‘정치투쟁에 주력하다가 발등을 찍은 격’, ‘전략적 실패’, ‘우스꽝스럽다’는 등 어휘를 사용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결국 2006년 1월 단행된 개각에서 노동부 장관이 이상수 전 민주당 의원으로 결국 교체되자 한노총이 한달 뒤 노사정위에 복귀하면서 노정 갈등이 다소 잠잠해졌다.

이처럼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웠던 김 전 장관이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 위원장직을 맡게 되자 노동계는 이번 인선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그의 장관 재직시절 노동계가 퇴진 투쟁까지 벌였고 그의 경질이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다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을 보면 당시 그와 노동계와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사회적 대화의 걸림돌이었던 분이 사회적 대화기구의 수장으로 내정됐다”며 “노사정위원장이 된다면 과거와 달리 노동계와 소통하고 대화에 적극 임하는 한편 학자로서의 오만과 독선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박성식 부대변인은 “우리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노사정위 인사에 대해서 논평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참여정부 시절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도입하고 펴나가는데 앞장 선 인사”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감 및 향후 노사정위의 운영 방향을 묻는 질문에 “임명장을 받고 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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