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잡는다”’악바리’ 여경 박주현 순경>

<”너는 내가 잡는다”’악바리’ 여경 박주현 순경>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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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절도, 5개월 추적 해결…강남署 5월 으뜸수사관에 선정

”노트북을 집어들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괘씸하더라고요. ‘너는 내가 잡는다’라고 스스로 말했죠.”

’사건일번지’ 서울 강남경찰서 경제5팀의 박주현(29·여) 순경.

가냘픈 체격에 빨간 원피스,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박 순경에게 최근 해결한 노트북 절도 사건에 대해 묻자 눈빛에 날이 섰다.

무려 5개월간 박 순경의 밤잠을 설치게 한 사건은 이렇다.

작년 성탄절 이브 밤, 분당선 강남구청역 플랫폼에서 노트북 한 대가 사라졌다.

CC(폐쇄회로)TV를 들여다 보니 앳돼 보이는 남성이 슬그머니 다가와서는 노트북을 들고 마냥 신난 표정으로 전철에 몸을 싣고 달아나고 있었다.

이 노트북은 주인이 얼떨결에 놓고 자리를 뜨는 바람에 유실물이 됐지만, 누구도 마음대로 손대선 안 되는 법률상 ‘점유 이탈물’.

수십억원대 사기 사건도 즐비한 마당에 실제 가치가 60만원도 안 되는 ‘노트북 실종 사건’은 별것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 순경은 사건을 접수한 이후 매일 밤 CCTV 속 피의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행방이 묘연한 이 남성은 다섯 달 만에 노트북의 고유식별번호(MAC 주소) 추적으로 정체가 드러났다. 이제 갓 스물이 된 연기 지망생이었다.

박 순경은 16일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라도 범인을 직접 잡을 때 쾌감은 똑같다”며 “피해자에게 노트북을 돌려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강남경찰서 수사과는 박 순경을 5월의 ‘으뜸 수사관’으로 선정했다.

황정인 수사과장은 “작은 사건이었지만 진정한 수사경찰의 자세를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경찰 선배와 결혼한 박 순경은 지금 임신 8주째다. 17일부터 병가에 들어간다는 그녀는 고생하는 다른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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