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숙인 비급여 의료비 지원 중단 ‘논란’

서울시 노숙인 비급여 의료비 지원 중단 ‘논란’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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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지원법과의 형평성 때문”…노숙인단체 반발

서울시가 지난달까지 지원해온 노숙인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이달부터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숙인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4일 노숙인인권단체 홈리스공동행동에 따르면 시는 입원 식대와 응급 치료를 제외한 노숙인 대상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서울시 노숙인 의료보호 사업시행 지침’을 확정하고 이달 시행에 들어갔다.

이 지침은 노숙인에게도 기초생활수급권자처럼 의료급여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 중인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노숙인 지원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노숙인 지원법’에서 규정한 지원 대상은 소득인정액이 법정 최저생계비 이하인 노숙인이지만 대부분 노숙인이 최저생계비 120% 내외의 차상위 계층인 만큼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의료보호 사업을 통해 보호를 받아왔다.

문제는 서울시가 올해 초 “노숙인 지원법 지원을 받는 노숙인은 기초생활수급권자처럼 비급여 의료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만큼 시 지침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전까지 유지해왔던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중단하면서 불거졌다.

노숙인 인권단체는 의료급여 외에도 주거·생계 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권자와 달리 노숙인들은 의료급여 외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노숙 환경으로 건강상 위협도 큰 만큼 비급여 의료비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현 홈리스공동행동 대표는 “국가가 노숙인 지원법을 만들어 시에서 부담하던 노숙인 의료급여를 일부 지원하겠다고 하자 서울시가 오히려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중단하며 지원 폭을 하향 평준화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비급여 의료비 지원이 중단되면 병원은 필요한 치료도 비용 부담 문제로 치료를 꺼리게 될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까지 치료를 받지 말라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는 비급여 항목을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등에 사용되는 행위·약제’로 규정하고 있지만 비급여 의료비 범위와 지출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살펴보면 2011년 기준 전체 의료비 중 비급여 의료비 비중은 17%로 전년(15.8%)보다 1.2% 포인트 늘었다. 특히 비급여 항목 중 처치·수술, 초음파 검사 등에서 20∼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동부시립병원의 한 관계자는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쉬운 노숙인들은 특히 B형·알코올성 간염 등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비급여 항목인 초음파 검사가 필수”라며 “일용직이 많은 노숙인들이 과연 10만원 비용을 내고 스스로 검사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노숙인 지원법의 지원을 받는 노숙인과의 형평성을 위해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중단한 것”이라며 “노숙인 지원법에서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하지 않는 한 시 지침 역시 여기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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