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더이상 병원 입원 필요 없어” 형집행정지 취소

지난 2002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사건’과 관련, 무기징역 선고 이후 형집행정지 상태를 이용한 ‘호화 병실 생활’로 논란을 빚은 중견기업 회장 부인 윤모(68)씨가 재수감됐다.

서울 서부지검은 21일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윤씨의 형집행정지를 취소했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그동안 유방암,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윤씨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있었지만 최근 진료기록과 의료진의 의견 등에 근거해 윤씨의 수형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씨는 이날 오후 서울 남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윤씨는 2002년 당시 판사였던 사위가 여대생 하모(당시 22세)씨와 불륜 관계에 있다고 의심해 조카 등 2명에게 하씨를 죽이도록 지시하고 이들이 하씨를 납치해 공기총으로 살해하도록 했다. 그는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수감기간 윤씨는 유방암,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2007년 첫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이후 2011년 두번째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최근까지 5차례 연장해 왔다.

그동안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2월 자진 퇴원, 일산병원에 입원했다가 최근 퇴원한 뒤 다시 건국대병원에 입원하는 등 병원을 옮겨다녔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최근 의료진이 윤씨의 유방암이 사실상 완치되고 파킨슨병은 별다른 증세가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허락없이 병원에서 마음대로 퇴원, 입원한 것도 형집행정지 취소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피해자 하씨의 오빠는 다음 아고라에 ‘살인교사죄 윤모씨의 형집행정지를 위한 쇼를 용서할 수 없다’는 청원 글을 올려 “피해자인 우리 가족은 힘들게 살고 있는데 윤씨는 거짓 환자 행세를 하며 호화병실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윤씨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수십차례 유명대학병원 VIP 입원실을 들락거리며 형집행정지를 악용하고 있는데도 검찰과 병원 측이 눈감아주고 있다”며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