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A중학교, 시험지 인쇄·지도감독 부실 도마위
경기지역 한 중학교에서 다음날 치러질 시험문제가 인쇄된 용지로 중간고사를 진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문제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지침상 2∼3단계에 걸쳐 인쇄상태를 점검하도록 하지만 해당 학교는 어느 과정에서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천 A중학교에서 지난 1일 치러진 1학년 영어과목 시험과정에서 다음날 치를 도덕과목 시험문제 6개 문항이 인쇄된 시험지가 일부 학생에게 배포됐다.
인쇄가 잘못된 시험지를 받은 한 학생이 이를 감독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자신이 다니던 학원에 건네면서 도덕 시험문제가 학생 30여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형태로 전달됐다.
학교는 이 같은 사실을 시험이 끝날 때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학원 강사의 고백으로 뒤늦게 알게 됐다.
시험문제가 어이없이 유출되는 과정에서 학교의 관리감독 시스템은 단 한 곳에서도 작동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지침에는 학교 행정실의 인쇄책임자가 문제지를 인쇄한 다음에 인쇄상태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인쇄가 완료되고 교과담당 교사가 학급별로 문제지를 포장하면서 다시 한 번 인쇄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도록 한다.
시험 당일에는 감독교사가 학생들을 지도·관리하면서 문제가 다 입력되지 않았거나 잘못된 시험지는 없는지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A중학교는 이 모든 과정에서 시험지 한 면 전체에 다른 과목 문제가 입력된 사실을 잡아내지 못했다.
A중학교 교감은 “시험지 인쇄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올바르게 진행했다. 문제를 인지하고 나서 바로 재시험 볼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가 시험관리 및 지도 지침 준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시험문제가 유출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철저히 조사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중학교는 오는 9일 유출된 도덕문제 6개 문항에 대한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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