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어린이집 통학로에 공사차량…학부모 반발

서울대 어린이집 통학로에 공사차량…학부모 반발

입력 2013-05-06 00:00
수정 2013-05-06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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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보행시 위험”…학교 “대안 찾고 있어”

서울대가 교내 어린이집 통학로를 인근에 짓는 연구소 공사차량의 진입로로 쓰기로 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의 안전을 무시한 행태라며 단체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6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교내 어린이집 뒤편 연구공원단지에 삼성전자 서울대 연구소 건물 신축 공사가 시작된다. 공사기간은 2015년 3월까지다.

그런데 학교와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이 연구공원 후문과 이어진 어린이집 뒷길을 공사차량 진입로로 쓰겠다고 하면서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대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한 학부모는 “학부모 대부분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지난 2일 시공사가 연 공청회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이용자나 교통상황 등 주변환경에 대한 영향평가를 하지 않은 채 학교와 시공사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덤프트럭이 하루에 수십 차례 드나들게 되지만 어린이 안전에 대한 대책은 없다는 것. 방음벽 역할을 할 6m가량의 투명 펜스를 길가에 설치하는 정도다.

이 길은 현재 학부모 주차 공간으로도 쓰인다. 공사가 시작되면 주차장이 폐쇄돼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으로부터 도보 5∼10분 거리에 차를 세워야 한다.

서울대 교수인 학부모 이모씨는 “주차 불편이야 참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걸어가는 중에 툭하면 차도로 튀어나와 상당히 위험하다”며 “학교 측이 왜 미리 조치를 안 했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애초 반대편의 연구공원 쪽 길을 쓰려고 했으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연구공원 앞길 밑이 지하주차장이고 지반이 약해 대형 차량이 다니면 연구공원 본관 건물에 균열과 진동 등이 우려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연구공원 앞 도로의 이용가능성에 대한 재검토, 도로 안전 및 공사 관련 정보자료 공개 등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학교와 시공사 측에 제출키로 했다.

어린이집 측은 어린이집 운영 시간에는 공사차량 출입을 금지하는 등 공사 피해 최소화 방안을 학교 본부와 시공사에 요청했다.

이처럼 반발이 가라앉지 않자 학교 측은 대안을 도출할 때까지 착공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안전을 염려하는 학부모와 마찰을 일으키면서까지 어린이집 뒷길을 쓸 이유는 없다”며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에서 운영하는 이 어린이집에는 서울대 교직원·대학원생 자녀 400여명이 다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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