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나이차 ‘가짜 母子’콤비의 사기행각

18살 나이차 ‘가짜 母子’콤비의 사기행각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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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7일 오후 6시께 서울 광진구의 한 재래시장 미용실. 낯선 20대 남성이 들어와 대뜸 “혹시 저희 엄마한테서 연락 없었느냐”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 뒤 휴대전화기를 주인 유모(40·여)씨에게 건네줬다.

전화기에선 한 중년 여성이 유씨에게 “언니 저 몰라요? 전에 한번 갔었는데, 제가 지금 병원이니 아들한테 3만원만 빌려주세요. 이따가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유씨는 별 의심없이 아들이라는 사람에게 3만원을 내줬다.

하지만 이들 ‘모자(母子)’는 18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사기꾼 ‘커플’일 뿐이었다.

2009년 이혼한 김모(28)씨는 이듬해 인터넷 채팅으로 역시 이혼해 혼자 사는 진모(46·여)씨를 만났다.

절도·사기 등 전과 14범인 김씨와 전과 2범이던 진씨는 꽤 많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서로 통하는 구석이 많았다.

이내 의기투합한 이들은 ‘엄마와 아들’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여 동거에 필요한 생활비를 충당키로 했다.

서울, 수도권, 광주 등 전국의 붐비는 영세시장이 이들 커플의 주 무대였다.

주로 여주인 혼자서 지키는 미용실, 정육점 등 작은 가게를 노렸다. 한 지역에서 단 며칠간만 여러 건의 범행을 한 후 소문이 나기 전에 다른 지역으로 옮겨 범행을 이어갔다.

김씨와 진씨는 범행을 저지르면서 각자 7회, 10회 지명수배되기도 했다. 모두 특수절도 내지는 같은 수법의 사기 혐의였다.

이런 식으로 저지른 범행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9건. 지난 1월17일부터 닷새 사이에 발생한 총 피해 액수는 28만원으로 많지 않았지만 이들 커플이 노린 대로 오히려 소액이라는 점 때문에 경찰 신고로 이어진 경우가 드물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김씨와 진씨를 상습사기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2010년 10월께부터 올해 4월 중순까지 40~50여 차례에 걸쳐 범행했다”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여죄를 확인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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