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근로자 “北세관직원과 ‘조만간 다시 만나자’ 서로 인사”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한 지 열흘째인 12일 남측 근로자들의 귀환은 계속됐다.그러나 하루 전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로 이전의 어두운 분위기와는 조금 달라졌다. 근로자들은 긴장한 표정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이날 귀환한 근로자들은 “남북대화만이 희망”이라고 입을 모았다.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에서 하루종일 TV뉴스를 본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남북 간 대화를 제의하면서 ‘개성공단 내부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전했다.
최모(48)씨는 “남북대화 재개 노력에 남측 근로자들 모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며 “오늘 나오면서도 북측 세관 직원들과 ‘조만간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주고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근로자도 “남북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 조업 중단조치가 하루빨리 풀렸으면 좋겠다”며 “이대로 1개월만 지나면 50여개 기업이 도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공단 진입이 차단된 이래 현지 체류 근로자 숫자는 꾸준히 감소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근로자 26명이 차량 22대에 나눠타고 귀환한다.
열흘 전 861명에 비해 4분의 1 수준인 235명(중국인 1명 제외)으로 줄게 된다.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에는 100여명의 취재진만 북적거렸다. 조업 잠정 중단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며 근로자들 발길이 크게 줄어 CIQ 분위기는 더 삭막해졌다.
귀환 근로자들은 이날도 완제품 하나라도 더 챙겨 나오기 위해 여전히 승용차량에 물품을 가득 싣고 국경을 넘었다.
북측 세관 검역은 더욱 까다로워져 신고 내용보다 완제품을 더 들고 나오려다가 적발돼 벌금을 내는 사례도 있다고 근로자들은 전했다.
일부는 식량 부족 문제로 3일째 라면만 먹다가 귀환했다고 하소연했다.
한때 북측이 우리 측 근로자들에게 식량을 제공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귀환 근로자들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김모(43)씨는 “북측이 식량을 제공하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며 “미리 식량을 비축해 놓은 업체를 제외하고는 라면만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