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 ‘부정입학’ 163명 또 적발… 대책이 출교 조치뿐?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163명 또 적발… 대책이 출교 조치뿐?

입력 2013-04-11 00:00
수정 2013-04-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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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청 19곳 실태조사

입학 자격이 없는 국내 학생 163명이 서울지역 외국인 학교에 입학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 30%는 부모가 의사, 교수, 기업체 대표 등 고소득층으로 파악됐다. 교육당국은 해당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보내는 것 외에 별다른 제재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외국인 학교를 사실상 치외법권으로 방치해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10월 서울 지역 19개 외국인 학교에 대한 실태점검 결과 8개교에서 입학자격 미달자 163명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실태점검은 지난해 검찰에서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혐의로 48명의 학부모를 기소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번에 적발된 학생들은 영미계열 학교 4곳 12명, 유럽계 학교 2곳 93명, 화교학교 2곳 58명이다. 프랑스계 하비에르 국제학교 소속이 9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한성화교 중·고교가 48명, 한국영등포화교 소학교가 10명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과정별로 보면 유치원 과정 5명, 초등학교 50명, 중학교 44명, 고등학교 64명이었다. 적발된 학생 가운데 부모가 의사, 교수, 회사 대표 및 임원 등 고소득층 직업인 경우가 49명(30%)이었다.

163명 가운데 149명(91.4%)은 내국인이면서 외국 체류기간이 기준 미달(90명)이거나 무전형 및 전형서류 미흡(59명)으로 파악됐다. 14명(8.6%)은 외국인 자녀 자격으로 입학했지만 실제로는 한국 국적인 학생들이었다. 외국인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자녀 ▲외국 거주 기간이 3년 이상인 내국인으로 입학조건을 제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오는 6월 말까지 해당 학생들에 대해 자퇴나 제적 등 출교 조치를 취하라고 해당 학교에 지시했다. 학적이 없어지는 입학취소 처분과 달리 자퇴·제적은 외국인학교에서 받은 수업연한을 인정받고 다른 국내 학교로 재입학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입학 취소를 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진로와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출교 조치를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또 조사과정에서 허위자료 제출이 의심되는 H학교와 최근 부정입학 민원이 제기된 C학교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 당국의 지도·감독 미비가 외국인학교의 부정입학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적발된 학생 가운데 75명(46%)은 외국인학교 설립·운영 규정이 제정된 2009년 2월 이후 입학생들이었지만 입학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례가 학교 측의 업무 처리 미숙이라고 보고 학교 측에 대한 행정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입학자격 증빙서류를 갖췄는지만 확인했을 뿐 서류조작이나 브로커 개입 등 여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장명수 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외국인학교는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면서 “100% 학생 수업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들을 내보내는 것만으로도 운영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행정당국의 무대책과 수수방관 속에 외국인학교의 부정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계속되자 교육부는 외국인 학교 입학자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인학교 규정에 입학자격이 없는 학생의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을 명시하도록 입법예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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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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