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리포트 베끼기와의 전쟁

대학들, 리포트 베끼기와의 전쟁

입력 2013-04-04 00:00
수정 2013-04-0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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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표절 감시 ‘블랙보드’로 실시간 확인, 서울시립대 ‘추방 학생위’… 확정땐 F학점

정부관료와 대학교수, 연예인 등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논문 표절 관행에 강도 높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학들이 학부생들의 과제 베끼기와의 전쟁에 나섰다. 표절 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학생들 스스로 표절 감시기구를 만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바쁘다.

중앙대는 3일 학습지원 전산 프로그램인 ‘블랙보드’를 도입해 112개 강좌에서 학생들의 과제물을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개발한 블랙보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교수와 학생 간의 실시간 대화와 자료 공유 등이 가능하다. ‘세이프 어사인’ 기능을 이용하면 학생들이 낸 과제물이 친구의 것이나 인터넷 문헌을 베꼈는지는 물론 표절한 원문의 위치, 표절 비율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측은 표절 여부를 성적에 철저히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일련의 논문 표절이 학부생 때부터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인터넷 문헌 등을 베끼는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 등이 있어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들의 자정 노력도 활발하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손정훈 교수는 표절 방지를 위해 ‘표절추방(학생)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과제 속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표절이 확정되면 해당 학생은 F 학점을 받는다.

일부에선 기계적인 단속으로는 표절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표절 감시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상의 콘텐츠와 학생이 제출한 과제의 문장을 대조해 5단어~3문장 이상이 겹치면 표절로 간주하는데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오히려 표절 판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 제출 전 다른 표절 방지 프로그램을 돌려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단어 등을 손질해 적발을 피해 가는 사례도 있다. 손 교수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쓰더라도 표절이 해결될 수는 없다”면서 “적발보다 표절이 심각한 도덕적 문제라는 것을 교육하는 등 근본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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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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