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전직 고위간부 “골프모임 나오라 5개월 졸라댔다”
성 접대 제공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모(52)씨가 자신이 건축한 빌라 등을 헐값에 분양해주고 고위층 인사에게 접근해 이권 청탁 등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관련 인사의 증언을 통해 제기됐다.사정기관 전직 고위간부인 A씨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2년 마무리 공사비가 부족하다는 윤씨 부탁을 받고 (서울 강남의) 빌라 한 채를 매입했다”며 “이후 윤씨는 경기도 양평의 골프 모임에 와 달라고 5개월 넘게 졸랐다”고 밝혔다.
A씨는 윤씨의 시행업체가 지은 빌라에 1억원 싸게 입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씨는 빌라 18가구를 지었고 미분양된 빌라를 담보로 대출을 받다가 서너 채가 경매로 넘어갔으며, 그 중 한 채를 A씨 동생이 경매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0여 차례 넘는 요청에도 골프 모임에 나가지 않자 윤씨가 대뜸 ‘아는 사업가들 앞에서 내 면 한번 세워주지 못하느냐’며 욕설까지 했다”고 말했다.
A씨와 윤씨는 같은 빌라 1, 2층에 2년 정도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억원 가까이 싸게 입주시켜 줬다는 윤씨 주장은 거짓이고 이 같은 거래 내역은 공직자 재산공개에 다 신고했다”며 “윤씨의 원주 별장은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1999년 고향 선배의 소개로 윤씨를 알게 됐으며 당시 살던 아파트를 팔고 적금을 해지해 5억5천여만원에 윤씨가 추진한 빌라에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1년 9월쯤 윤씨가 찾아와 빌라에 싸게 들어왔으니 지금 당장 1억원을 달라고 하기에 경찰을 불러서 내보낸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퇴직 후 자신의 사무실에 윤씨가 처음 보는 여자를 데려와서는 그 여자에게 “전에 얘기했던 사람인데 오늘 1억원 받아 주겠다”고 하면서 자신에게 다짜고짜 빌라 싸게 들어갔으니 1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참고인 조사 등과 관련해 경찰에서 연락받은 적이 없다며 자신은 성 접대나 원주 별장 모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경찰은 윤씨가 이처럼 빌라 건축사업을 하면서 싼값 분양을 미끼로 고위층 인사들에게 접근해 로비를 시도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윤씨의 빌라 분양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