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 학교폭력 상담 ‘인기’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 학교폭력 상담 ‘인기’

입력 2013-03-19 00:00
수정 2013-03-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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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부서 개설 ‘빨리요 친구’(010-825-79-117)에 관내 학생들 ‘친구’로

부산의 한 경찰서가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를 활용,학교폭력 상담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카카오톡 학교폭력 상담번호인 ‘빨리요 친구 117’(010-825-79-117)와 친구를 맺은 학생은 4천600여 명이다. 해당 경찰서 관내 초·중·고 학생의 거의 모든 전화번호가 친구로 등록돼 있는 것이다.

이 경찰서가 카카오톡을 이용해 상담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 많은 학생이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는 현실에 맞춰 학교폭력 상담방법도 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카카오톡 상담을 시작하게 됐다.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번호에 ‘빨리요 친구’를 뜻하는 ‘825-79’를 중간에 넣고 학교폭력 신고전화인 ‘117’을 붙여 전화번호를 만들었다.

해당 경찰서는 카카오톡 상담을 시작한다는 플래카드를 관내 28개 학교 입구에 걸고 명함을 돌리는 등 홍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 둘씩 찾던 학생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몰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한 포털사이트에 카카오톡상담번호로 소개되면서 다른 지역 학생들의 카톡 상담도 줄을 이었다.

카카오톡 상담이 인기를 끄는 데는 비결이 있다. 바로 친근함.

카카오톡에는 경찰 마크를 모두 뺐다. 대신 ‘앵그리 버드’ 캐릭터를 내세웠다. 상담사도 스스로를 ‘앵그리 버드 아저씨’라며 친근함을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 놓고 있고 경찰 입장에서도 학생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있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정보를 입수하면 그 학생에게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등 모바일 게임에 초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접근할수 있기 때문이다. 친근하게 게임 몇 판 즐기다보면 어느새 학생들은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학교폭력 문제뿐 아니라 ‘이성문제’, ‘부모와의 갈등’, ‘자살 충동’ 등에 관한 것도 이야기하면서 청소년 종합상담소의 역할도 하고 있다.

서부경찰서 김갑중 여성청소년계장은 “학교폭력 신고전화인 117이나 대면 면담을 할 때는 학생들이 경찰을 어려워하지만 카카오톡을 통해 흉금을 터놓다보니 학생의 솔직한 감정, 학교의 내밀한 이야기 등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지난 1년여의 카톡 상담경험을 바탕으로 ‘신종 카카오톡 왕따사례’ 등을 유형별화해 분석하고 이에 대처해 나가는 상담교육도 올 3월부터 시작했다.

김 계장은 “학교폭력상담이 학생들의 변화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카카오톡 상담에 안주하지 않고 학생들의 트렌드에 맞춰 진화하는 상담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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