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석사 통과하려면 150만원 내라”…발전기금 강제징수 쪽지 논란
부산대 간호대학원은 논문 심사를 앞둔 지난해 말 학과장 명의의 계좌번호가 적힌 쪽지를 석사 과정 학생들에게 건넸다. ‘본교발전기금 100만원, 연구소기금 50만원’이라고 적혀 있는 쪽지 아래쪽엔 간호대학원 학과장 명의의 개인 은행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다. 박사 과정 학생들은 300만원을 고지받았다. 이 대학원은 한 해 50여명이 석·박사 과정에 입학한다.
한 졸업생은 “3차 논문 심사를 앞두고 학교로부터 발전기금을 내라는 쪽지를 받았다”면서 “기한 내에 돈을 내지 못하자 지도교수가 ‘아직 발전 기금 안 냈니’라는 독촉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조교가 할부도 가능하지만 이왕이면 일시불로 내라고 했다”면서 “사실상 학교가 논문 심사를 볼모로 발전기금을 걷은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학원 조교는 “2년마다 학과장이 바뀌어서 학과장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한 것”이라면서 “논문 통과 여부와는 전혀 관계없다. 원하는 사람에게만 쪽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학원의 학과장은 “해당 통장은 내가 관리하지 않는다”면서 “발전기금은 원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것으로, 우리 대학원에서는 표를 나눠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산대 발전기금 관계자는 “발전기금은 부산대와 발전기금 명의로 된 통장만이 공식적인 창구”라며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는 150만원 중 50만원이 누락된 발전기금 영수증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로 정식 기부를 했다면 낸 금액 모두에 대해 영수증 처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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