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폭행 학생 강제전학 보내면 교권 보호?

교사폭행 학생 강제전학 보내면 교권 보호?

입력 2013-02-25 00:00
수정 2013-02-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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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서울교육청 4단계 교육매뉴얼 시행

새 학기부터 교사를 폭행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등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학생은 경우에 따라 강제 전학 조치까지 받게 된다. 교사의 생활 지도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처분을 받은 학생에게 재심 청구기회가 없고 ‘심각한 교권 침해 행동’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기준도 없어 자의적인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교권 침해 상황의 정도에 따른 4단계 대처 방안을 마련한 ‘학생 생활교육 매뉴얼’을 다음 달 새 학기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1단계는 학생을 즉시 교실에서 격리하는 조치다. 정당한 지시를 듣지 않을 경우 교사들은 학교마다 지정된 교권보호책임관에게 요청해 해당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2단계는 학생을 ‘성찰교실’이라는 교내 별도의 공간에서 면담하는 방안이다. 3단계는 학교 선도위원회를 열어 교권 침해 수위에 따라 봉사 또는 외부기관의 특별교육을 받게 한다. 4단계는 학부모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와 학교장의 동의를 거쳐 학생을 강제 전학시키는 것이다. 단계별 조치의 적용은 각 학교가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강제 전학 규정이 있었지만 교권을 침해한 학생은 전학시킬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이 때문에 피해 교사가 전근을 가는 경우가 있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학 조치는 누구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교권 침해를 한 학생에게만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면서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마찬가지로 교권침해 학생의 전학 역시 교육청이 요청하면 전학을 갈 학교장이 무조건 받아 주도록 돼 있어 통학거리를 고려해 인근 학교로 전학 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는 강제 전학 조치가 내려지면 학생은 그 결정을 따라야 할 뿐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학생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전학이나 퇴학 조치를 받으면 시도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또 교권 침해 행동의 심각성을 각 학교에서 판단하게 한 것도 개별 사안 간 형평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중범죄자에게도 재심 청구권을 보장해 주는데 이번 결정은 법의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는 폭력적인 처사”라면서 “선생님한테 대들어서는 안 된다는 위압적인 경고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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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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