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폭발음속 “불이야!”…긴박했던 인사동 화재

‘펑펑’ 폭발음속 “불이야!”…긴박했던 인사동 화재

입력 2013-02-18 00:00
수정 201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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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불기둥에 낡은 목조건물들 순식간에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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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서울 인사동에 큰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밤 서울 인사동에 큰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일인 17일 저녁 서울시내 한복판인 종로구 인사동의 식당밀집 지역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오후 8시25분께 인사동 골목의 3층짜리 건물 음식점에서 시작된 불은 ‘펑’ ‘펑’하는 두 번의 폭발음과 함께 큰 불기둥으로 변해 무서운 기세로 치솟았다.

이 골목 건물들이 대부분 낡은 목조 건물인 탓에 불은 급속도로 옮아 붙었다.

맹렬한 불기둥은 주변 건물들을 집어삼켰고 화재 지점과 10여m 떨어진 경찰 통제선 바깥까지 뜨거운 열기와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불티가 끊임없이 휘날리고 검은 연기가 주변 하늘을 뒤덮었다. 건물 내부의 변압기와 LPG 가스통도 계속 터져 여기저기서 ‘펑’하는 폭발음도 계속됐다.

인근 식당 종업원과 손님들은 폭발음과 “불이야!”하는 외침을 듣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허겁지겁 빠져나왔다.

불이 난 골목의 한 식당 주인은 “신발과 옷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허둥지둥 나왔다”며 “우리 식당에까지 불이 번진 것 같은데 가까이 갈 수가 없다”며 가슴을 쳤다.

급히 나오느라 대부분 슬리퍼를 신고 있던 식당 종업원 중 일부는 “중요한 물건이 안에 다 있는데 모두 타버린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옆 건물 뷔페식당 주방장 최형선(39)씨는 “주방에 있는데 ‘펑’ 소리가 나면서 탄내가 나 밖으로 나와보니 불이 치솟고 있어 손님들을 대피시키고 마지막에 빠져나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근처 식당에서 일하는 정혜선(19)씨도 “화장실에서 탄 냄새가 나 방향제를 뿌리고 있는데 폭발음이 들려 손님 수십명과 함께 대피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던 외국인들도 연이어 바깥으로 대피했다.

서울 중심부에서 난 큰 불과 연기에 지나가던 시민 수백여명도 화재지역 인근에 몰려들어 “다친 사람은 없느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몇몇 시민은 “불이 난 곳 인근에 내 차가 주차돼 있어 들어가봐야 한다”며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를 중심으로 대로변에 소방차와 구급차가 길게 늘어서고 지나가는 차량이 정차해 화재 현장을 지켜보느라 휴일 저녁 종로 일대에 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던 불에 골격만 남은 건물도 한순간 주저앉았다. 골목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계속되는 폭발과 강한 열기 때문에 진화 작업은 난항을 겪었지만 불은 발생 1시간 35분만인 오후 10시께 대부분 잡혔다.

큰불은 꺼졌지만 곳곳에 남은 잔불이 쉽게 꺼지지 않고 주변 목조건물 여러 채로 끊임없이 옮아붙어 진화 작업은 자정을 넘겨서까지 계속됐다.

불길이 거의 잡히자 건물 5채가 전소되고 3채가 부분적으로 소실된 가운데 모두 19개 점포가 피해를 입어 폐허 같은 모습을 드러났다.

진화 작업의 여파로 불이 났던 골목은 물론 인근 종로2가 대로변까지 상수도관이 터진 것처럼 물에 젖어 길 전체가 흥건해진 모습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아직 확인된 것은 없으나 7명은 단순 연기 흡입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불길이 잡히자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피해 건물 상인과 종업원들은 잿더미로 변한 터전을 망연자실한 채 지켜보며 떠날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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