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밴드 씨엔블루가 1세대 인디 밴드인 크라잉넛의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크라잉넛의 소속사인 드럭레코드는 “크라잉넛이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씨엔블루와 이들의 소속사(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가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며 4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소속사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씨엔블루는 크라잉넛이 지난 2002년 발표한 ‘필살 오프사이드(Offside)’의 원곡 음원을 방송에서 무단으로 사용하고 방송 출연 영상을 DVD에도 수록했다.

김웅 드럭레코드 대표는 “씨엔블루가 지난 2010년 6월 케이블TV M.Net ‘엠 카운트다운’에서 크라잉넛의 멤버 이상혁이 작사, 작곡한 ‘필살 오프사이드’를 불렀다”면서 “씨엔블루는 당초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이 노래를 직접 가창하고 연주한다는 ‘커버(Cover)’ 관련 저작권 승인을 받았지만 확인 결과 크라잉넛이 가창하고 연주한 원곡의 음원을 방송에서 틀어놓고 공연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씨엔블루는 이 프로그램 출연 영상을 지난 2010년 8월 일본에서 발매한 ‘씨엔블루 스페셜 DVD’에도 수록했다”면서 “DVD를 기획한 업체와 유통 판권을 구매한 업체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해 가을 우리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씨엔블루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는 방송사 제작진이 제공한 음원으로 갑작스럽게 무대에 올랐으며 해당 영상이 수록된 DVD 또한 방송 콘텐츠 저작권을 가진 해당 업체가 임의로 기획해 발매했다고 반박했다.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엠 카운트다운’ 제작진이 방송 당일 갑작스럽게 반주용 음원을 준비했으니 월드컵 응원가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며 “당시 씨엔블루는 신인이어서 방송사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방송 펑크를 낼 수도 없어 무대에 올랐다. 당연히 반주용 음원인 줄 알고 공연했으며 방송 후 보컬인 정용화가 코러스가 강하다고 문제 제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이어 “DVD 발매도 방송 콘텐츠 관련 저작권을 가진 업체가 우리의 허락 없이 임의로 기획해 발매했다”면서 “우린 당시 그 DVD가 발매된 지 몰랐으며 추후 이 사실을 알고 허락 없이 내지 말라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또 “씨엔블루는 아이돌 밴드에 대한 선입견을 벗으려고 방송에서 라이브로 연주하고 노래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뻔히 들통날 크라잉넛의 원곡을 그대로 사용할 이유가 있겠느냐”면서 “크라잉넛 측이 방송 여건을 알고 DVD 기획 업체와도 합의를 했으면서 소송을 제기한 건 흠집내기다. 우리도 피해자이며 명예를 훼손한 방송사와 DVD 업체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으로 씨엔블루는 인디 음악계와 법적 공방 2라운드에 휘말리며 다시 악연을 맺게 됐다.

씨엔블루는 지난 2010년 데뷔곡 ‘외톨이야’가 인디밴드 와이낫의 노래 ‘파랑새’와 유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와이낫은 ‘외톨이야’의 작곡가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1년 4월 패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