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성원 89% “이동흡, 헌재소장 부적합”

법원 구성원 89% “이동흡, 헌재소장 부적합”

입력 2013-01-18 00:00
수정 2013-01-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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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철회·자진사퇴 요구 확산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는 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지명 철회 및 자진 사퇴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법원 노조가 공식적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를 선언했고,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까지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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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지명 철회하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지명 철회하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 기자회견에서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전국 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17일 이 후보자에 대해 법원 내부 설문조사를 한 결과 89%가 ‘헌재 소장에 부적합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설문에는 16~17일 판사 54명을 포함, 688명의 법원 구성원이 참여했다. 무응답을 제외하고 ‘적합하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이 후보자가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면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잘 반영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잘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88%인 반면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3%에 불과했다. 발표와 함께 법원 노조는 이 후보자의 즉각 자진 사퇴, 이명박 대통령의 이 후보자 지명 철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설문조사는 이 후보자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법원 구성원들이 참여해 다른 의견에 비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 등은 이날 긴급 좌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가 기본권 인식 부족, 정치적 편향성, 도덕성 결여 등의 측면에서 헌재 소장으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민변 사법위원장 김인회 변호사는 “너무 예상 밖의 후보자 지명에 법조계도, 정치권도, 국민들도 깜짝 놀랐다”면서 “이 후보자가 기존의 법문화, 법감정, 법체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판결들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네르바 사건 관련 전기통신기본법에 대한 합헌 의견, 야간 옥외 집회 제한에 대한 합헌 의견, BBK 특검법 전부에 대한 위헌 의견 등을 사례로 들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에게 가장 부족한 점은 역사 의식과 인권 수호 의지”라면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대협은 이 후보자가 2011년 8월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 문제 해결을 소홀히 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에서 각하 의견을 낸 것, 같은 해 3월 친일재산 환수 특별법에 대해 일부 위헌 의견을 낸 점 등을 철회 사유로 꼽았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는 “해방 40년이 넘도록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법은 무엇을 위한 법이냐”면서 “5년간 해결하지 못한 일을 다시 5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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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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