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스차고지 방화 용의자로 해고 기사 유력”

경찰 “버스차고지 방화 용의자로 해고 기사 유력”

입력 2013-01-16 00:00
수정 2013-01-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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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차 정밀감식…”물증 확보에 주력”

시내버스 38대를 태운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버스차고지의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 회사에서 해고된 버스기사 등을 방화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놓고 16일 2차 현장 정밀감식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5시간30분에 걸쳐 외발산동 영인운수 버스차고지 화재 현장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 및 용의자 특정을 위한 제2차 정밀감식을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무단횡단하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를 내고 해고된 전 버스기사 A(40)씨의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A씨를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경찰은 버스 블랙박스 영상에서 화재 직전 모자를 쓰고 사고 현장을 지나가는 한 남성의 모습이 찍힌 것을 찾아냈고, 이 영상을 본 영인운수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맞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은 영상을 보기 전부터 A씨가 범인일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 이처럼 진술했지만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만큼 영상 화질이 선명하지 않다”며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려면 확실한 단서를 포착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사람이 몇 명 더 있지만 그 중 A씨가 용의자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정밀감식에서 A씨를 용의자로 볼 수 있는 물증이 발견되면 A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영인운수에 설치된 두 대의 폐쇄회로(CC)TV 가운데 한 대가 화재 발생 당시 작동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일각에서는 누군가 고의로 CCTV를 고장냈거나 화면을 삭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CCTV 전문업체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단순한 기계상의 오류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버스차고지 주변의 CCTV와 버스 블랙박스 30여개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비슷한 시간대에 물통을 들고 영인운수 인근 운전면허학원 앞을 지나는 사람의 모습이 CCTV에 잡혔지만 경찰은 범인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영인운수 대표 박모(62)씨와 화재 최초 목격자 등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전날 오전 3시2분께 영인운수 버스차고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시내버스 38대가 불에 타면서 15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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