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제약으로 ‘인사청문회’와는 달라…의회와 조율 필요
홍준표 경남지사가 출자·출연 기관장을 임용하기 전에 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청문회에 준하는 검증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홍 지사는 23일 “(국회형태의) 인사청문회는 법 근거가 없고 조례 제정도 힘들어 도의회 상임위에서 능력을 검증하는 정도의 절차를 거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사청문회라는 명칭에는 거부감을 표시했다.
도의회 상임위 검증 수준에 관해서는 ‘인사 내정이 된 상태에서 해당 직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도의회 김오영 의장 등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보궐선거 기간에 “홍 후보와 만나 ‘도지사 당선시 인사청문회 도입’에 합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답변인 셈이다.
김 의장은 “홍 지사가 구두 약속을 했지만 그대로 시행될 것으로 믿는다”며 “법제화되진 않았지만 시행할 경우 다른 시·도에서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의장은 또 “선거를 도운 많은 사람들이 지사 당선 이후 공을 이어가려고 하면 안된다”며 “그런 판단을 냉정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홍 지사에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보궐선거 기간에 “출자·출연 기관장 임용과 관련해 도지사가 교체될 때마다 정실 인사, 보은 인사 등으로 도민의 불신을 초래했다”며 인사청문회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의장의 인사청문회 주장과 홍 지사의 검증 절차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만큼 양 측이 협의를 거쳐 관련 규정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두관 전 지사 취임 직후에도 출자·출연기관장과 일부 직속기관장의 임기 보장과 임용 절차 등을 놓고 심한 갈등과 논란을 겪었다.
전국적으로 광역의회 차원에서 인사청문회 도입을 규정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단체장의 인사권을 규정한 지방공기업법에 위배된다며 법원에서 패소했다. 특별법으로 규정한 제주특별시 외에는 본격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법 개정이 먼저 이뤄지지 않는 한 조례 제정 자체도 어렵고 청문회에 준하는 절차를 도입해도 상당한 한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는 18개 출자·출연기관을 비롯해 도립대 총장 등 도지사 인사권이 미치는 기관장 자리가 20여 곳에 이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