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내가 나가겠다” 줄행랑
김모(56)씨는 2개월 전 다니던 봉제공장에서 구조조정을 당해 일자리를 잃었다. 20년 전 이혼한 뒤 혼자 사는 그는 벌이가 없어 고시원 월세조차 못 내게 되자 결국 도둑질을 결심했다. 지난달 11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한 호프집에 들어가 50대 여주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2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첫 범행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씨는 종로구와 광진구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지난달 21일 오후 11시 30분쯤 광진구 군자동의 한 감자탕집에 들어간 김씨는 카운터에 있던 여주인 A(55)씨의 등 뒤에서 목을 조르고 흉기로 위협하며 돈을 요구했다. 그러자 A씨는 흉기를 든 김씨의 손을 물어뜯은 뒤 흉기를 빼앗아 반격을 가했다. 김씨는 여주인에게 빼앗긴 흉기를 되찾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흉기에 찔릴까 겁을 먹은 김씨는 A씨에게 “내가 나가겠다.”고 통사정을 하며 현관까지 뒷걸음질을 쳐 간신히 줄행랑을 쳤다. 며칠 뒤 김씨는 또 다른 식당에서 커다란 돌솥을 들고 저항하는 여주인과 맞붙었다가 다시 도망치는 등 네 차례 모두 미수에 그쳤다. 김씨는 “구속되면 앓고 있는 공황장애도 나라에서 치료해 줄 것 같아 자수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2-08-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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