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총장 퇴진 길 걷나…양측 엇갈린 해석

KAIST 총장 퇴진 길 걷나…양측 엇갈린 해석

입력 2012-07-20 00:00
수정 2012-07-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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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모든 것 위임받아” vs 서 총장 측 “거취 자율권 보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가 20일 서남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처리를 미루면서 서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서 총장이 모든 것을 오명 이사장에게 위임했고, 이사장ㆍ총장 협상으로 거취를 결정한다’는 발표내용을 두고 당사자들의 해석이 엇갈린다.

이사회 측은 사퇴가 사실상 확정됐고 협상은 하차 절차를 논의하는 절차로 보지만, 서 총장 측은 ‘거취에 대한 결정권은 우리가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재원 이사는 이날 이사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결정은 계약해지라는 방법을 피하고 서 총장이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을 열어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명 이사장도 이사회가 끝난 후 KAIST 교수협의회를 만나 “서 총장이 사퇴하지 않을 수 없도록 일을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이 전했다.

그러나 서 총장 측 얘기는 다르다. 서 총장이 이사회 직전 오 이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특허 도용 의혹과 관련해 진실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합의했고 사퇴 여부는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 총장의 법적 대리인으로 대화에 동석한 이성희 변호사는 “오 이사장이 ‘거취와 관련해 (서 총장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라면서 “앞으로 후임 총장도 함께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장이 모든 것을 ‘위임’했다는 표현과 관련, “이사회와 총장의 대화 과정에서는 ‘위임’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곽 이사의 ‘자진사퇴로 봐도 된다’는 언급은 사견일 뿐, 이사장과 총장이 합의한 내용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현재 학교 개혁 및 거취와 관련한 소신과 원칙에 이사장이 뜻을 같이해 줬다”라면서 “앞으로 학교 발전방안과 학내 문제 해결방식에 대해서도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KAIST 이사회는 ‘학내외 여론이 나빠져 빠른 조처가 불가피하다’며 서 총장의 계약해지 건을 회의에 부쳐 20일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서 총장과 오 이사장 사이에 ‘대화를 통한 해결’이 합의되자 이사회는 이 협상에 따라 총장 거취를 결정키로 하고 안건 처리를 유보했다.

서 총장은 이사회의 계약해지 추진과 관련해 ‘내가 그만둘 이유를 밝히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서 총장이 직접 사퇴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사회가 계약을 해지하면 KAIST는 배상 책임에 따라 총장 잔여 임기의 연봉인 72만달러(8억원)를 물어줘야 한다.

서 총장은 ‘자신이 박모 교수의 특허를 훔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교수협의회 대표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사건은 경찰에서 ‘서 총장은 혐의가 없고 사건은 박 교수의 자작극’이라고 결론난 상태로 현재 검찰 단계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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