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글 ‘교과서 삭제’ 권고 일파만파

도종환 글 ‘교과서 삭제’ 권고 일파만파

입력 2012-07-10 00:00
수정 2012-07-1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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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교육 중립성” 출판계 “정치적 압력” 안도현 “내 詩도 빼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작품을 삭제하도록 해당 출판사에 권고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평가원 측은 ‘교육의 중립성’을 내세웠지만 출판계는 물론 소설가, 시인 등은 일제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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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


●도의원 “잘못된 정치적 편견”

평가원은 지난달 26일 검정심사를 받은 중학교 국어교과서 16종 가운데 도 의원의 시와 산문이 실린 교학사, 금성출판사, 창비 등 8종의 교과서에 대해 작품 교체 등을 요청했다. 해당 교과서에는 도 의원의 대표작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여백’, ‘수제비’ 등 5편의 시와 2편의 산문 등 모두 7편이 수록돼 있다. 도 의원은 1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평가원 측은 “수정 권고는 교과서 검정 심사기준에 따라 원칙을 지킨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교과서 검정 심사원칙은 교육의 중립성 유지를 위해 현역 정치인을 포함해 현존 인물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의 사진을 실은 교과서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어교과서 검정 절차는 교수 등으로 구성된 심의회가 평가원의 ‘교과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에 따라 심사한 뒤 통과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평가원은 도 의원과 이자스민 의원에 대한 관련 자료를 교과서에 싣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을 받은 뒤 검정심의회를 다시 열어 최종 처리방안을 심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정기준 중 ‘교육의 중립성 유지’ 항목은 ‘교육 내용은 특정 정당, 종교, 인물, 인종, 상품, 기관 등을 선전하거나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가원의 해명에도 불구, 반발은 거세다. ‘중립성 유지’라는 기준 자체가 구체적이지 않은 데다 결국 판단은 평가원장이 임명한 심의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평가원 “선거법 위반여부 선관위에 질의”

도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자유발언을 통해 “단지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에서 작품을 빼도록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아닐 수 없다.”면서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일에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등 문인단체 등도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도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발표한 것으로, 정치적 편향성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반박에 나섰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권고 조치를 “표현의 자유 침해”로 규정,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시영 작가회의 이사장은 “교과서에 실린 도 시인의 작품은 철저한 문학적 검증을 거쳐 수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문인협회 정종명 이사장도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고 해서 작품을 삭제하라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문재인 대선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정치 행위를 했으므로…(교과서에 실린) 작품 모두를 추방해 달라.”고 반발했다. 현재 초·중·고 교과서에는 10여편에 이르는 안 시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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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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