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피하자” 에어컨 잠깐 OFF…“손님 잡아라” 자동문 교체 러시

“단속 피하자” 에어컨 잠깐 OFF…“손님 잡아라” 자동문 교체 러시

입력 2012-07-02 00:00
수정 2012-07-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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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장치 켠 채 문 열고 영업’ 과태료 300만원 시행 첫날

에어컨을 켠 채 출입문을 열어두고 영업하는 점포에 대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부의 정책이 1일 시행되자 적발하려는 단속반과 피하려는 상가 주인들과의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점포 측은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정부의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면서도 출입문을 닫은 채 손님들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부 점포는 단속에 대비, 잠시 출입문을 닫거나 아예 에어컨을 끄고 출입문을 열어놓는 곳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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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켜고 출입문을 연 채 영업하는 업소에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정부의 정책이 시행된 1일 단속반원들이 서울 중구 명동 일대의 상가를 점검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에어컨을 켜고 출입문을 연 채 영업하는 업소에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정부의 정책이 시행된 1일 단속반원들이 서울 중구 명동 일대의 상가를 점검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오후 2시 유명 의류 매장과 구두가게 등이 밀집된 서울 중구 명동길. 단속반이 떴다는 소식에 구두가게 점원은 매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에어컨을 꺼버렸다. 점원은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에어컨을 끈 지가 한참 됐는데 냉기가 남아 있네요.”라며 둘러댔다.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적발할 수 없는 탓에 단속반은 발길을 돌렸다. 바로 옆 화장품가게에서는 단속반과 주인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고장을 발부한다는 말에 주인은 “원래는 문을 닫고 있었지만, 손님이 방금 나가면서 열어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속반은 이곳에서도 허탕을 쳤다.

S의류매장은 과태료 50만원 통지서를 받았다. 지난달 홍보·계도기간에도 지침을 위반한 적이 있는 이 매장은 이날 에어컨도 틀어놓고 문도 열어두다 적발됐다. 매장 관계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출입문을 닫고 있으면 고객이 확연하게 줄어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 서울시, 담당 구 등 관계부처 직원 400여명은 이날 중구 명동과 강남역 일대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단속에 나섰다. 특히 상점 간 경쟁이 심한 명동에서는 70여명의 직원들이 3시간 동안 집중단속으로 벌였다. 그러나 경고장을 받거나 과태료를 부과받은 점포는 서너 곳에 그쳤다. 지난 한 달 동안 홍보 기간을 가진 데다 명동의 단속 소식이 미리 알려지면서 단속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날 내린 비로 오후 2시 중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22도에 그쳐 에어컨을 끈 곳이 적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주들의 불만은 만만찮았다. 출입문을 닫고 있으면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화장품매장 관계자는 “다른 매장도 출입문을 닫으면 상관없지만, 화장품 업체끼리 경쟁이 심한데 협조가 잘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출입문이 열려 있으면 부담 없이 들어가 둘러보다 상품을 사기도 하는데 꼭 사야 할 물건이 아니라면 굳이 들어가기가 꺼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 때문에 아예 500만원 정도 들여 자동문으로 교체한 점포도 있다. N 화장품매장 관계자는 “미닫이문은 손님들이 열고 그냥 지나가는 일이 많아 다음 주 중 자동문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면서 “인테리어 업체의 자동문 공사 일정이 밀려 제때 공사를 못하는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시 측은 “업체들의 사정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보다는 시정 의지를 갖추고 고쳐나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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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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