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들 포커판 동영상, 어떻게 찍었나 알고보니

승려들 포커판 동영상, 어떻게 찍었나 알고보니

입력 2012-06-14 00:00
수정 2012-06-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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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도박파문 조계사 前주지 등 기소

전남 장성군 백양관광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여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승려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허철호)는 14일 조계사 전 주지 토진 스님과 백양사 소속 A승려를 도박죄로 불구속기소, 나머지 승려 5명을 약식기소했다. 도박에 참여하지 않은 승려 1명은 무혐의로 처분했다. 검찰은 또 호텔 객실에 무단 침입,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도박 장면을 촬영한 백양사 소속 B승려와 CCTV 설치업자에 대해서는 공동주거침입·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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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의 한 호텔에서 조계종 소속 승려들이 억대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동영상의 한 장면. 이 동영상은 이들 승려를 고발하는 고발장과 함께 검찰에 제출됐다. 성호 스님 제공
전남 장성의 한 호텔에서 조계종 소속 승려들이 억대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동영상의 한 장면. 이 동영상은 이들 승려를 고발하는 고발장과 함께 검찰에 제출됐다.
성호 스님 제공


토진 스님 등은 지난 4월 백양사 방장의 49제를 앞두고 호텔 301호에서 판돈 20만~110만원 상당의 속칭 ‘세븐 오디 포커’라는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토진 스님은 또 지난해 12월 조계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성호 스님을 폭행한 혐의도 있다.

조사결과, 사건은 백양사 주지 자리를 둘러싼 승려들의 내부 갈등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현 백양사 주지 스님을 지지하는 승려들이 반대파 승려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CCTV를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토진 스님 등이 벌인 도박에 대해 “불법·상습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CCTV가 설치된 장소는 사전에 원로 스님들이 투숙하기로 했던 곳”이라면서 “해당 승려들은 우발적으로 도박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파문으로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점과 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차원에서 사법처리 수위를 정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성호 스님이 해당 동영상을 입수한 경위는 밝혀내지 못했다. 동영상을 촬영한 B승려는 검찰 조사에서 전 총무원장 종책특보에게 동영상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었다.

성호 스님은 지난달 9일 토진 스님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한 동시에 도박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함께 제출했다. 당시 성호 스님은 불당 앞에 동영상이 들어있는 USB가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계종 측은 승려들의 도박 의혹을 폭로한 성호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성호 스님도 자승 스님을 포함한 조계종 소속 승려 4명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소한 상태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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