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아직까지 의식불명…뇌사 가능성도
지난 9일 평택 농약 유산균 음료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미궁으로 빠질 공산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사건 발생 열흘이 지났지만 경찰은 이렇다할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18일 평택 경찰서와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수사 방향은 유산균 음료 회사 협박용과 마트 내부 분쟁 등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경찰은 음료 회사를 협박하기 위해 음료에 농약을 주입했을지 여부에 대해 음료가 마트에 진열되기까지 과정을 역추적해 조사했다.
해당 음료는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 8일 충남 청양의 공장에서 생산된 뒤 9일 오전 11시 평택 집하장으로 옮겨졌다. 이후 음료 대리점으로 배달됐다가 묶음 작업을 거쳐 낮 12시 30분쯤 마트 음료 코너에 진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배송 전과정을 역추적한 경찰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용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제조 과정에서 농약이 주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당 음료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사람의 접근은 어려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마트 내부 갈등으로 누군가 앙심을 품고 음료에 농약을 주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찰은 이렇다할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평택경찰서 내 강력팀 7개를 동원해 마트 내 CCTV 75대를 정밀 판독하는 한편, 직원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실시했지만 갈등이나 알력 관계 등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3개 팀이 번갈아가며 마트 내부 CCTV를 확인했지만 화면이 워낙 흐릿한데다 음료 코너와 CCTV가 멀리 떨어져 있어 용의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음료병에서 발견된 농약의 출처도 오리무중이다.
음료에서 발견된 농약은 살충제 성분의 저독성 농약. 경찰은 병원 일대 농약상을 상대로 농약 구매자 등을 조사했지만 해당 농약은 구매시 이름과 주소를 적어야 하는 농약 품목에 해당되지 않아 구매자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이처럼 경찰 수사가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피해자 진술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A 씨는 10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은 이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A 씨의 뇌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경찰의 수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팀을 총동원해 수사를 진행중이지만 이렇다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며 “피해자가 의식 불명 상태에 머물고 있어 주위 지인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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